324. 寓意詩 우의시 1 백거이(白居易)
豫樟生深山 예장이란 나무는 심산에서 자라는데
여장생심산
七年而後知 칠 년 이후에야 그 재목 됨을 알 수 있네.
칠년이후지
挺高二百尺 우뚝 솟은 높이는 200척(≈60m)에 이르고
정고이백척
本末皆十圍 밑동과 위 모두의 둘레는 10위(≈15m)에 이른다네.
본말개십위
天子建明堂 천자가 명당을 건립할 때
천자건명당
此材獨中規 이 재목만이 법도에 맞았네.
차재독중규
匠人執斤墨 장인이 도끼와 먹줄을 잡고
장인집근묵
采度將有期 벌채하여 정도를 헤아릴 날이 기약되어 있었네.
채도장유기
孟冬草木枯 그러나 초겨울에 초목 시들 듯이
맹동초목고
烈火燎山陂 맹렬한 불길이 산언덕을 태우듯이
열화요산비
疾風吹猛焰 질풍이 불어 맹렬한 화염이 닥치듯이
질풍취맹염
從根燒到枝 뿌리에서 가지까지 전소된 신세
종근소도지
養材三十年 재목의 양성까지 30년이 걸려서서
양재삼십년
方成棟樑姿 바야흐로 동량의 자태를 이루었는데
방성동량자
一朝為灰燼 하루아침에 재로 변한 상황
일조위회신
柯葉無孑遺 가지와 잎 모두 남김없이 사라진 신세
가엽무혈유
地雖生爾材 땅이 비록 너라는 제목을 낳았을지라도
지수생이재
天不與爾時 하늘은 너에게 때를 부여하지 않는구나!
천불여이시
不如糞上英 거름더미의 꽃만 못하니
불여분상영
猶有人掇之 그 꽃조차도 따는 사람 있다네.
유유인철지
已矣勿重陳 그만두시길! 중용을 베푼다고 하지 마시길!
이이물중진
重陳令人悲 중용을 베푼다는 감언은 사람만 슬프게 할 뿐!
중진영인비
不悲焚燒苦 차라리 불타는 고통이라면 슬프지 않겠지만
불비분소고
但悲采用遲 다만 채용이 지체된다는 감언이설이 슬플 뿐!
단비채용지
* 우의시(寓意詩): 표면에 드러난 사물·동물·자연·사건을 노래하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 인간사·정치·세태·인생의 진실을 은밀히 숨겨 의미를 맡기는 시 형식이다. 직접적으로 꾸짖거나 노골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빗대어 말하고 돌려 말하며, 겉으로는 잔잔하고 은근하나 속에는 날 선 풍자와 응축된 울분이 숨어 있다. 단순 묘사처럼 보이나 사실은 사물을 빌려 사람을 쓰고, 외형을 빌려 내면을 드러내며, 가볍고 작은 사물 속에 천하의 공론을 담는다. 화려한 찬양 속에 조롱을 숨기기도 하고, 평범한 장면 속에 시대의 모순을 박아 넣으며, 한 단어·한 이미지·한 장치에 의도를 응축해 독자가 뚫어보기를 기다린다. 언어는 평이할 수 있으나 뜻은 평범하지 않고,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 더 깊이 도달하며, 짧은 문장 속에 무거운 현실 비판이 실린다.
* 예장(豫樟): 고대에 樟樹(장수, 녹나무)를 이르던 이름. 상록 교목으로 높이 20~30m, 큰 것은 40m까지 자람. 나뭇결이 곱고 향이 있어 귀한 재목으로 삼았으며, 크게 될 재목·잠재된 인재의 비유로 쓰인다. 처음에는 일반 나무의 성장보다 느리고, 칠 년이 지나야 그 재목 됨을 알 수 있다.
* 陳: 이 작품 전체의 뜻을 조망하고 관통하는 핵심어이다. 베풀다. 즉 은혜를 베풀 것처럼 헛된 희망을 주는 윗사람의 말이다.
* 대한신운 압운 체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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