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 璐兎女史微笑 로토여사미소/대한신운(大韓新韻)·간(間)운
某處碼攄不再訪 (모처마터부재방)
모처의 마트는 더 이상 찾지 않으니
生理似日厭煩顔 (생리사일염번안)
생리하는 날인 듯 짜증스러운 얼굴
取扱物件態度粗 (취급물건태도조)
물건을 취급하는 태도 거칠고
忘却本分促計算 (망각본분촉계산)
본분을 망각하고 계산을 재촉하네.
璐兎女史微笑美 (로토여사미소미)
로또 파는 여사의 미소는 아름다우니
眞情迎客心自安 (진정영객심자안)
진정으로 손님 맞아 마음 절로 편안하네.
性情牡丹卽微笑 (성정목단즉미소)
성정의 모란꽃이 바로 미소인데
千金難買對緋緞 (천금난매대비단)
천금으로 사기 어려운 비단을 마주하네.
* 간(間)운: 간, 관, 난(란), 단, 만, 반, 산, 안, 완, 잔, 찬, 탄, 판, 한, 환
* 마트는 중국어로 차오스(超市 chāoshì)라고 하지만, 우리 정서에는 쉽게 와닿지 않아 ‘마트’의 발음을 살려 한자로 음역했다. 다만 ‘트’에 정확히 대응하는 한자가 없어 근접한 음을 빌려 표현했다.
로또 역시 중국어로 차이퍄오(彩票 cǎipiào)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명칭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로또’의 발음에 가까운 로토(璐兎)라는 말을 새롭게 만들었다. 璐는 아름다운 옥이고 兎는 토끼이니, 두 글자를 합하면 옥토끼를 연상하게 한다. 달에 사는 옥토끼를 얻는 행운이라면 로또 1등 당첨인들 어찌 그에 비할 수 있겠는가! 중국어 역시 외래어를 받아들이면서 음역하거나 새로운 말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정서와 언어생활을 담으려는 대한신운(大韓新韻)이 굳이 중국식 표현을 그대로 따라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한자의 뜻과 소리를 활용하되 한국인의 언어 감각에 맞게 새롭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한신운이 지향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이다.
* 모처의 마트라고 에둘러 표현하지만, 실명을 밝히고 싶을 만큼, 불쾌하고 황당하다. 한 면(面)에는 도시에 버금가는 마트가 하나뿐이어서 사실상 독과점과 다름없는 처지이기 때문인지, 어찌 그리 불친절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농촌에는 노인들이 많고, 상품권이나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로한 손님이 주머니에서 상품권이나 지갑을 꺼내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재촉하기보다 잠시 기다려 주는 것이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불쾌감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사실은 이보다 훨씬 더 신랄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차마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어 감정을 한껏 절제하고 완화해 둔다. 그러한 까닭에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로또 여사의 손님맞이는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ChatGPT Pro 감상평: 마음에서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2026년 10월 24일)
웃음은 인간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표정이자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다. 특히 꾸밈없이 피어나는 미소는 말보다 먼저 마음을 전하고, 낯선 사람 사이에 놓인 거리마저 좁혀 준다. 타인을 대하는 웃음에는 여러 모습이 있다. 빙그레 웃으며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완이일소(莞爾一笑), 마음이 서로 통하여 짓는 회심일소(會心一笑), 곱고 아름답게 웃는 언연일소(嫣然一笑), 온화한 얼굴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화안열색(和顔悅色), 얼굴 가득 봄바람이 이는 듯한 만면춘풍(滿面春風)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웃음은 단순한 표정의 변화가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말 한마디 없이 건네는 미소에도 친절과 정감, 환대와 위로가 담길 수 있다.
예부터 사람들은 웃음과 건강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곧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성내면 한 번 늙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한 번 웃는다고 나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웃음이 긴장을 풀어 주고 마음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 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도 있다. 웃음이 있는 집안에 온갖 복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복이 찾아와서 웃는 경우도 있지만, 웃음이 사람 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화목을 불러와 복된 환경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웃음은 개인의 감정에 머물지 않고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밝은 표정으로 건네는 인사 한마디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따뜻한 미소는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때로는 사소한 오해로 멀어진 사람 사이에서도 부드러운 미소 하나가 화해의 실마리가 된다. 웃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마음을 열고 이해와 화합을 이끌어 내는 힘은 분명히 있다.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 한마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말에는 표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도 화안열색(和顔悅色)으로 건네면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만, 질언여색(疾言厲色)으로 내뱉으면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불쾌감을 남기기 쉽다. 웃음 띤 얼굴로 정중하게 건네는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차가운 표정으로 내뱉는 말은 오래도록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말의 가치는 내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전하는 마음과 태도에도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웃음과 성정(性情)의 관계다. 희형어색(喜形於色)은 기쁨이 얼굴빛에 드러난다는 뜻이며, 상유심생(相由心生)은 얼굴의 모습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옛 관념을 나타낸다. 관상보다 심상(心相)이 중요하다는 말도 결국 사람의 외모보다 마음의 됨됨이를 중시하라는 가르침이다. 물론 얼굴만 보고 사람의 인품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래도록 쌓인 마음의 습관이 말씨와 표정,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미소가 아름다운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용(中庸)》에서는 희로애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그것이 드러나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했다. 인간에게 기쁨과 노여움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드러내고 다스리느냐에 있다. 기쁨을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고, 노여움을 함부로 쏟아 내지 않으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태도가 곧 성숙한 인격의 바탕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미소는 단순히 입가에 웃음을 띠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과 함께할 때 더욱 아름다워진다.
사람의 웃음은 나이에 따라서도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다. 어린아이의 웃음에는 천진난만(天眞爛漫)한 순수함이 있고, 청춘의 웃음에는 생기와 열정이 넘친다. 중년의 미소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얻은 경험과 이해심, 생활의 여유가 배어 있을 수 있다. 젊은 날의 웃음이 봄꽃처럼 화사하다면, 중년의 미소는 가을 달빛처럼 은은하다. 눈가에 주름이 생겼다고 웃음의 아름다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월의 흔적이 따뜻한 미소와 어우러질 때 외모의 화려함을 넘어서는 품격이 느껴지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아름다운 웃음을 교소천혜(巧笑倩兮)라고 표현했다. 《시경(詩經)》 〈위풍(衛風)·석인(碩人)〉의 교소천혜 미목반혜(巧笑倩兮 美目盼兮)는 곱게 웃는 모습과 아름다운 눈동자를 찬미한 구절이다. 또한 명모호치(明眸皓齒)는 맑은 눈과 희고 고운 치아를 뜻하며, 언연일소(嫣然一笑)는 아름답게 피어나는 웃음을 나타낸다.
꽃 가운데 모란을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 한다. 크고 화려한 꽃송이에 부귀와 품격의 상징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에서 피어나는 꽃 가운데 으뜸은 무엇일까? 그것은 꾸밈없는 미소가 아닐까 싶다. 꽃은 계절을 따라 피고 지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미소는 사계절 어느 때나 피어날 수 있다. 재물이 넉넉하지 않아도, 지위가 높지 않아도 누구나 지을 수 있으며, 남에게 나누어 준다고 자신의 몫이 줄어들지도 않는다. 성정의 모란꽃이 미소라면, 그 꽃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얼굴에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소는 천금난매(千金難買)의 가치를 지닌다. 천금으로도 사기 어려운 것은 진실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물건을 살 수는 있어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까지 살 수는 없다. 억지로 지은 웃음과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웃음은 겉으로 쉽게 구별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과 행동에 담긴 배려가 거듭될 때 사람들은 그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사심 없는 미소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까닭은 그 순간에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인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미소는 인간이 인간에게 건네는 가장 짧고도 긴 인사다. 짧은 순간 얼굴에 피어났다가 사라지지만, 그 여운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아름다운 얼굴은 눈길을 머물게 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는 마음을 머물게 한다. 그리고 그 미소가 진실한 성정에서 비롯되었다면, 비단의 화려함이나 천금의 값어치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손님을 대하는 주인의 온화한 미소는 상품이나 음식 못지않게 소중한 환대다. 반대로 거친 말씨와 불친절한 태도는 손님의 발길을 끊게도 한다. 장사는 물건을 팔아 이익을 얻는 일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결국 한마디 말과 한 번의 미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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