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鳳鳴山行 봉명산행 환운(換韻) 긍(兢), 경(經)운
제1구 四季山色無變處 사계절 산색 변하지 않는 곳
사계산색무변처
제2구 松柏不是豈可能 송백이 아니라면 어찌 가능하겠는가!
송백불시기가능
제3구 遠古鳳鳴旋此地 먼 옛날 봉황 울며 이곳을 선회했으니
원고봉명선차지
제4구 多率寺墟入高僧 다솔사 터는 고승을 들였다네.
다솔사허입고승
제5구 優曇鉢羅何時開 우담바라 어느 때 피었던가!
우담바라하시개
제6구 屢開必是不覺徵 누차 피었어도 징조 깨닫지 못했으리!
누개필시불각징
제7구 君不見金達萊浪 그대 보지 못했는가! 진달래 물결을!
군불견진달래랑
제8구 軟粉紅裳隨風陵 연분홍 치마가 바람 따르는 언덕을!
연분홍상월궁항
제9구 君不見交叉松影 그대 보지 못했는가! 교차하는 소나무 그림자를!
군불견교차송영
제10구 淸風徐來自深興 청풍이 서서히 불면 절로 흥을 더한다네.
청풍서래자심흥
제11구 潛泳鯉鰭起波故 잠영하던 잉어 지느러미 물결 일으키는 까닭은
잠영리기기파고
제12구 前生必是聽佛聲 전생에 틀림없이 불경 소리 들었으리!
전생필시청불성
제13구 石階斜緩易登山 돌계단 완만하여 쉬이 등산하는데
석계사완이등정
제14구 筱沙沙響加幽情 조릿대 서걱거리는 소리 그윽한 정을 더하네.
소사사향가유정
제15구 頂上亭子望南海 정상의 정자에서 남해를 조망하니
정상정자망남해
제16구 曲曲折折似彫瓊 굽이굽이 옥을 빚어 놓은 듯
곡곡절절사조경
제17구 武夷山亭何處在 무이산정 어느 곳에 있는가?
무이산정하처재
제18구 學海無涯精進汀 끝없는 학문 세계 정진하던 물가
학해무애정진횡
제19구 淸影那林文學官 맑은 그림자 이병주 문학관
북천문학관청영
제20구 神思成山小說英 신사가 산을 이룬 소설의 꽃
신사성산소설영
제21구 山麓泉源何處發 산기슭 샘물 원천 어디에서 발원했는가!
산록천원하처발
제22구 逆水奇蹟味深淸 역수의 불가사의 맛 깊고도 깨끗하네.
역수기적미심청
제23구 繞山細流何培養 산 에두른 실개천은 무엇을 배양하는가?
요산세류하배양
제24구 凝香源泉加霧成 엉긴 향 원천은 안개 더해 이루어지네.
응향원천가무성
제25구 山鳥好音不息伴 산새들 좋은 울음 끊임없이 동반하고
산조호음불식반
제26구 小路柔土步不爭 오솔길 부드러운 흙에 걸음 다툴 수 없네.
소로유토보부쟁
제27구 歸路茶館當然序 귀로의 차 한잔 당연한 순서
귀로다관당연서
제28구 女主不問雨前皿 여주인은 묻지 않고 우전차라네.
여주불문우전굉
제29구 石蒜開花連日到 꽃무릇 피어나면 매일 찾아와
석산개화연일도
제30구 終日徘徊呼戀名 종일 배회하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리!
종일배회호련명
* 장편은 10구 이상이며, 편폭에 제한이 없다. 일반적으로 16구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배율(排律)과 다른 점은 대장(對仗) 하지 않아도 되므로, 뜻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10구까지는 긍(兢), 제11구부터는 경(經)운으로 압운(押韻)했다. 이처럼 압운을 바꾸는 형식을 환운(換韻)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10구 이상부터 환운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운으로 쓰는 형식을 ‘일운도저(一韻到低)’라고 한다. 장편일지라도 일운도저 형식을 기본으로 하되 환운해도 상관없지만, 운을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韋莊 836~910)의 〈진부음(秦婦吟)〉은 칠언(七言) 238구,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장한가(長恨歌)〉는 칠언(七言) 120구, 흔히 천자문으로 알려진 주흥사(周興嗣 470?~521?)의 〈천자시(千字詩)〉는 사언(四言) 250구이다. 모두 환운(換韻)으로 구성되었다.
* 제1구~제10구: 31. 긍(兢) 운: 긍, 능(릉), 등, 릉, 빙, 승, 잉, 응, 징, 증, 칭, 층, 흥
* 제12구~제30구: 14. 경(經) 운: 경, 갱, 녕(령), 냉(랭), 명, 맹, 병, 성, 생, 영, 앵, 정, 쟁, 청, 평, 팽, 탱, 형, 행 * 겅(해당 한자 없음)
* 2024년 작품. 최근까지도 다솔사를 거쳐 100번 넘게 봉명산을 오르면서 보았던 원근의 풍경을 묘사했다. 제7구의 금달래(金達萊)는 진달래로 읽는다. 중국어로 金은 진[jīn]으로 발음되므로 우리말과 합성되었다. 우담발라(優曇鉢羅)는 ‘우담바라’로 읽는다. 지난날 다솔사의 대양루 지붕에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제8구는 처음에 연분홍 치마는 월궁의 항아 것이라네(軟粉紅裳月宮姮) 라고 표현했지만, 압운이 맞지 않아서 바꾸었다. 처음 표현보다 묘미가 덜하다. 제17구의 무이산정(武夷山亭)은 산 아래 정자를 표현한 것이며, 제18구 학해무애정진정(學海無涯精進汀)의 汀은 원래 글방을 나타내는 횡(黌)을 안배했으나 압운이 맞지 않아 바꾸었다. 물가에 위치하지만, 정(汀) 역시 횡(黌)보다 묘미가 덜하다.
제19구의 나림(那林)은 하동이 낳은 유명한 소설가 이병주 선생의 호다. 산의 북쪽에 문학관이 설립되어 있다. 제20구의 〈신사(神思)〉는 《문심조룡(文心雕龍)》의 편명(篇名)으로 글쓰기 전의 온갖 구상을 나타낸다. 제22구의 역수(逆水)는 산정에 사계절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샘물의 신비함을 표현한 것이다. 제22~23구는 개울을 따라 펼친 녹차밭의 표현이다. 제28구의 여주불문우전명(女主不問雨前皿)은 산행 후에는 으레 찻집에 들러 우전차를 마셨으므로, 주인은 묻지도 않고 내어 온다는 표현이다.
가을이면 다솔사 주위에 꽃무릇이 만발한다. 꽃무릇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하므로, 제30구의 종일배회호련명(終日徘徊呼戀名)은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안배했다. 이 작품 역시 한글로만 지었더라도, 미약한 능력으로는 더 이상의 표현은 어려우며, 한자로 바꾼 작업에 불과하다. 한시의 가장 큰 특징과 매력은 압운(押韻)과 정형화로 리듬이 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 수의 한시는 작사 작곡 노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문학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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