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3. 章句 장구/거(居)운
宅情位言曰章句 (택정위언왈장구)
정이 머무는 집과 말의 자리를 장구라고 하며
章者明句者劃哉 (장자명구자획재)
장은 밝히는 것이요 구는 구획 짓는 것이라네.
劃言聯字分疆域 (획언련자분강역)
말을 구획하고 글자를 연결하여 강역을 구분하고
明情總義包文體 (명정총의포문체)
정을 밝히고 뜻을 총결함으로써 문체를 감싼다네.
區畛相異而四通 (구진상이이사통)
구역과 경계는 서로 다르나 사방으로 통하고
因字生句而立語 (인자생구이립어)
글자로 인해 구가 생기며 말을 세우게 된다네.
積句為章纏萬象 (적구위장전만상)
구를 쌓아 장을 만들어 만 가지 형상을 얽고
積章成篇含千態 (적장성편함천태)
장을 쌓아 편을 이루어 천 가지 자태를 머금네.
篇之彪炳章無疵 (편지표병장무자)
편이 찬란히 빛남은 장에 흠이 없기 때문이요
章之明靡句有齊 (장지명미구유제)
장이 밝고 아름다움은 구가 가지런하기 때문이네.
離章合句有緩急 (이장합구유완급)
장을 나누고 구를 합함에 완급의 흐름이 있고
隨變適會無常軌 (수변적회무상궤)
변화를 따라 적절히 만날 뿐 상궤는 없다네.
句司數字以為用 (구사숫자이위용)
구는 몇 글자를 맡아 쓰임이 되고
章總一義而成體 (장총일의이성체)
장은 하나의 뜻을 총괄하여 체제를 이루네.
舞容迴環而有位 (무용회환이유위)
춤사위는 맴돌아 돌아도 자리가 있고
歌聲靡曼而節制 (가성미만이절제)
노랫소리는 가늘고 아름다워도 절제가 있네.
原始要終必魚鱗 (원시요종필어린)
처음부터 끝까지 살핌은 반드시 물고기 비늘이어야 하고
章句成篇須繭緒 (장구성편수견서)
장구가 편을 이루면 모름지기 고치의 실이어야 한다네.
啟行之辭萌指向 (계행지사맹지향)
시작의 말은 지향함을 싹틔우고
絕筆之言整頭序 (절필지언정두서)
끝맺는 말은 두서를 정리한다네.
外文綺紋錯綜輝 (외문기문착종휘)
겉으로 드러난 문장은 비단 무늬의 착종으로 빛나고
內義脈注成編制 (내의맥주성편제)
안의 뜻은 맥이 흐르듯 이어져 편제를 이루네.
跗萼相銜首尾一 (부악상함수미일)
꽃받침과 꽃잎이 맞물리듯 머리와 꼬리가 하나이니
辭失朋友則羈旅 (사실붕우칙기려)
말들이 짝을 잃으면 곧 정처 없는 나그네라네.
搜句禁忌則顛倒 (수구금기칙전도)
구를 찾음에 금기할 것은 전도이며
裁章追求則順序 (재장추구칙순서)
장을 재단함에 추구할 바는 순서라네.
斯固指歸之情趣 (사고지귀지정취)
이야말로 가리키며 귀착해야 할 정취이며
實乃文筆之精製 (실내문필지정제)
이야말로 문필의 정제라네.
大抵筆句無定式 (대저필구무정식)
대저 문장의 구는 정식 없지만
然而字數有制御 (연이자수유제어)
그러나 글자 수는 제어한다네.
四字密而不促急 (사자밀이불촉급)
네 글자는 조밀하되 재촉하거나 급하지 않아야 하고
六字格而非緩懈 (육자격이비완해)
여섯 글자는 격식이 있되 느슨하거나 해이하지 않아야 하네.
或變之以三又五 (혹변지이삼우오)
혹은 세 글자나 다섯 글자로 변화시키니
蓋應機之權節哉 (개응기지권절재)
대개 기틀에 응하는 저울추의 조절이라네.
詩頌以四言為正 (시송이사언위정)
《시경》의 송은 네 글자를 정통으로 삼았으나
肇禋以二言為例 (조인이이언위례)
문왕은 제사의 시작이란 두 글자로 예시했네.
竹彈歌又則前形 (죽탄가우칙전형)
〈죽탄가〉가 또한 바로 앞선 형태이니
察二言肇於黃帝 (찰이언조어황제)
그 2언의 시작을 황제에게서 살피네.
三言興起於舜時 (삼언흥기어순시)
삼언은 순임금 때 흥기했으니
元首云云之詩哉 (원수운운지시재)
〈원수가〉라 운운하는 시라네.
洛汭之歌見各句 (낙예지가견각구)
〈낙예지가〉의 각 구절에서 보이듯
四言遺傳於夏代 (사언유전어하대)
사언은 하나라 대에 유전되었다네.
行露之章誰吟詠 (행로지장수음영)
〈행로〉의 장은 누가 읊었던가!
五言始作則周代 (오언시작칙주대)
오언의 시작은 바로 주대라네.
六言七言出離騷 (육언칠언출이소)
육언과 칠언은 〈이소〉에서 나와
成於兩漢之賦體 (성어양한지부체)
양한의 부체에서 완성되었네.
情趣周運變字數 (정취주운변자수)
정취가 두루 운행하며 글자 수를 변화시키니
推移隨時代用哉 (추이수시대용재)
추이는 시대 따라 운용되었기 때문이라네.
若乃換韻從調節 (약내환운종조절)
만약 환운 하여 조절을 따르는 것은
所以節文辭氣勢 (소이절문사기세)
문사의 기세를 조절하기 위함이라네.
賈誼枚乘頻換韻 (가의매승빈환운)
가의와 매승은 빈번히 압운을 바꾸었으나
劉歆桓譚堅到底 (유흠환담견도저)
유흠과 환담은 일운도저를 견지했네.
兩句換韻則聲躁 (양구환운칙성조)
두 구마다 운을 바꾸면 소리가 조급해지고
百句一韻又太齊 (백구일운우태제)
백 구절을 한 운으로 밀면 또한 너무 단조롭다네.
妙才激揚雖思貞 (묘재격양수사정)
묘한 재능이 격양되어 비록 생각이 바르더라도
優先無咎後暢舒 (우선무구후창서)
허물없음을 우선한 후 시원하게 펼쳐야 한다네.
楚辭以兮置句外 (초사이혜치구외)
초사는 ‘혜’를 구절 밖에 두었고
詩人以兮入句內 (시인이혜입구내)
시인들은 ‘혜’를 구절 안에 넣었다네.
發端首창유개고(發端首唱惟蓋故)
문장을 시작할 때 처음 읊는 것은 유·개·고
之而於以乃舊式 (지이어이내구식)
지·이·어·이·내는 옛 체이며
乎哉矣也送末哉 (호재의야송말재)
호·재·의·야는 문장의 끝에 보내는 것이라네.
據事似閒용실절 (거사사한용실절)
사실에 근거하면 한가해 보이나 쓰임은 실로 간절하니
巧者迴運縫文體 (교자회운봉문체)
교묘한 자는 이를 돌려 운용하여 문체를 봉합하네.
句句彌縫測虛辭 (구구미봉측허사)
구절마다 빈틈없이 메우는 허사를 헤아리니
個字易謬況章歟 (개자이무황장여)
낱글자도 틀리기 쉬운데 하물며 문장에 있어서랴!
* 거(居)운: 거, 게, 계, 녀(려, 례), 개, 괘, 쾌, 내(래), 대, 몌, 매, 서, 세, 새, 쇄, 어, 여, 예, 왜, 저, 제, 재, 처, 체, 채, 터, 태, 폐, 패, 허, 혜, 훼, 해
* 장구(章句)는 문학 작품 구성에서 형식의 기초가 되는 자(字)·구(句)·장(章)·편(篇)의 밀접한 관계를 글자 수(字數), 압운(押韻), 어조사(語助辭) 등의 관점에서 논한다. 문학 작품 속에서 작용하는 어조사의 역할에 대해 문장론(文章論)의 일환으로써 논한 것은 참으로 명징(明徵)하다. 다만 시에서 빈번한 환운(換韻)을 경계했고 또한 백 구(百句) 이상에서는 일운도저(一韻到底)의 단점을 논했는데, 이는 유협(劉勰) 당시까지의 생각일 수 있다. 당대(唐代) 두보(杜甫)에 이르면 백 구(百句) 이상을 환운(換韻) 하지 않았으니, 참으로 뛰어난 능력이다. 압운 자체가 평측(平仄)이 구분되어 있어서 중복하지 않고 한 계열의 운으로 압운하기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본 편의 재구성에서는 평측을 배제한 대한신운(大韓新韻)으로 일운도저(一韻到底) 했으나, 거(居) 운이 많음에도 중복이 여럿이니, 얕은 재주를 또다시 한탄한다.
⇓Gemini 3 Flash 해설: 초과속으로 답하는 중에 현재까지는 실수가 잦다.
〈장구(章句)〉 편은 문장의 마디를 나누고 체제를 세우는 법도를 논한다. 인공지능이 글을 짓는 시대에도 글자 하나(字), 구절 하나(句), 문단 하나(章)가 모여 한 편(篇)의 유기적인 생명을 이루는 이 원리는 변함이 없다.
1. 장구의 본질과 유기적 구조
문학 창작에서 감정을 적절하게 안배할 때에는 반드시 의지하는 장소가 있고, 말을 배치할 때는 그에 적합한 위치가 있게 마련이다. 내면의 감정을 안배하는 것을 장(章)이라 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말을 배치하는 것이 구(句)이다. 장(章)이란 뜻을 분명하게 밝힌다(明, 명)는 의미이며, 구(句)란 말의 마디를 구획 짓는다(劃 획)는 의미다. 말을 구획 짓는다는 것은 글자(字 자)를 연결함으로써 몇 개의 단위를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며, 감정을 분명하게 밝힌다는 것은, 낱낱의 내용을 통일시켜 전체 체제를 구성한다는 뜻이다.
장(章)과 구(句)는 각 영역의 경계(區畛 구진)가 서로 다르지만, 사통팔달의 도로처럼 종횡으로 서로 통한다. 원래 사람의 의지를 말로 나타낼 때는 먼저 가장 작은 단위인 글자를 바탕으로 구(句)를 만들고, 구를 쌓아서 장(章)으로 삼으며, 장을 쌓아서 마침내 한 편(篇)의 글을 완성하게 된다. 한 편의 글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彪炳 표병)은 각 장마다 결점이 없기 때문이며, 각 장이 명료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구마다 옥에 티가 없기 때문이고, 구마다 맑고 영롱한 것은 한 자 한 자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나무의 근본을 진동시키면 가지 끝인 말단이 저절로 따르게 되고, 한 가지 핵심 이치를 완전하게 앎으로써 만 가지 일을 관통하여 완성하게 되는 이치와 같다.
문학 창작을 도모하여 붓을 운용할 때는 각 편 글의 규모마다 크고 작음이 있게 마련이다. 한 편의 글을 몇 장으로 나누거나 몇 개의 구를 하나의 장으로 합칠 때에는 그 어조에 완만함과 긴급함의 차이가 생기는데, 이러한 어조는 문장에 나타나는 감정의 변화에 따라 적응해 가야 하며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구를 주관하는 글자들은 서로 연결로 사용되고, 장(章)은 일정한 내용을 총괄하여 의미가 완전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체제를 이룬다.
2. 문장의 경영과 유기 비유
장과 구가 감정이나 논리를 제어하고 서로 이어 합치는 모습은 마치 춤추는 모습이 빙글빙글 회전하면서도 무대 위에는 일정한 중심 위치가 있는 것과 같고, 노랫소리가 가늘고 아름다우면서도 일정한 절제가 있는 것과 같다. 《시경(詩經)》 작가들이 모방한 비유를 살펴보면, 때로는 시의 일부를 잘라내어 원래의 뜻과는 관계없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훌륭한 문장이라면 글의 시작부터 마지막 매듭을 짓기까지 그 체제는 반드시 물고기 비늘(魚鱗 어린)과 같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늘어서야 한다. 또한 장구들이 모여 한 편을 이룰 때는 마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견서(繭緒)와 같이 그 맥락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훌륭한 창작은 글의 첫머리(啓行 계행)에서 이미 중간 부분의 뜻을 암시하고 있으며, 문장을 끝맺는 말(絶筆 절필)에서는 지금까지 나타난 구의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 이어받는다. 그러므로 드러난 무늬는 빛나고, 품은 뜻은 혈맥처럼 집중되어 꽃받침과 꽃잎이 서로를 물고 있듯이(跗萼相銜 부악상함) 처음과 끝이 통일된 체제를 이룬다. 만약 장과 구가 서로 상대를 잃게 되면, 여행길에 동반자가 없는 정처 없는 나그네(羈旅 기려)와 같이 안정감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구를 찾을 때 금해야 할 일은 순서가 뒤바뀌는 전도(顚倒)이며, 장을 도모할 때 중요시해야 할 일은 순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3. 문장 형식의 변천과 압운의 운용
대체로 구의 수는 일정하지 않지만, 한 구의 글자 수에는 법칙이 있다. 네 자 구는 밀접하면서도 급박하지 않고, 여섯 자 구는 여유로우면서도 완만하게 흐르지 않는다. 3언이나 오언으로 변화하는 것은 때에 따른 임시변통의 리듬이다. 이언(二言)의 기원을 살펴보면 황제(黃帝) 시대에 지어졌다는 〈죽탄가(竹彈歌)〉가 있다. 이는 “대나무를 끊고, 진흙을 뭉쳐서, 짐승을 쫓고, 고기를 얻는다(斷竹, 續竹, 飛土, 逐肉)"라는 단 네 마디로 이루어진 고대의 노래로, 사냥의 과정을 아주 간결한 두 글자 구절로 표현한 원시 시가의 형태다.
삼언(三言)은 순(舜)임금이 세운 우(虞)나라 시대에 "임금이 명철하면 신하가 어질고(元首明哉, 股肱良哉)"라고 노래한 〈원수가(元首歌)〉가 그 시작이다. 사언(四言)은 하나라 대에 "낙수의 북쪽(洛汭 낙예)"에서 불린 노래에서 보이며, 오언(五言)은 주(周)나라 시대 《시경(詩經)》의 〈행로(行路)〉에서 나타난다. 6언과 7언은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서 섞여 나오다가 전한(前漢)과 후한(後漢)의 부(賦) 체제에서 완성되었다.
또한 시와 부에서 환운(換韻)을 하는 까닭은 언어의 기세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한나라의 가의(賈誼)와 매승(枚乘)은 두 구마다 운을 자주 바꾸어 소리를 변화시켰다. 가의는 한 무제 이전의 뛰어난 문장가로 〈조굴원부(弔屈原賦)〉를 짓고 요절한 천재이며, 매승은 〈칠발(七發)〉을 지어 부의 형식을 확립한 인물이다. 반면 유흠(劉歆)과 환담(桓譚)은 백여 구에 이르도록 같은 운을 사용하는 일운도저(一韻到底)를 고집했다. 유흠(劉歆)은 전한의 학자로 방대한 유교 경전을 정리하고 고문 경학을 확립한 인물이며 문장의 엄격한 법도와 체계를 중시했다. 환담(桓譚)은 후한 초기의 철학자이자 문학가로 거문고에 조예가 깊었으며, 그의 저서 《신론(新論)》에서 보이듯 극도로 치밀하고 논리의 문장 구성을 추구했다. 너무 자주 운을 바꾸면 소리가 조급해지고(聲躁 성조), 너무 길게 한 운만 사용하면 읽는 이의 입술에 수고로움을 끼치게 된다. 훌륭한 재능을 시원하게 펼치려면 비록 생각한 대로 표현해야 하겠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절충의 미학이 필요하다.
4. 어조사의 미학과 일자의 엄중함
또한 《시경(詩經)》 작가들은 '혜(兮)'라는 글자를 구절 안에 넣어 운율을 맞추었으나 《초사(楚辭)》에서는 구절 밖으로 빼내어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어조사는 문장의 어기(語氣)를 도와 소리에 여운을 남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장을 시작할 때 쓰이는 부(夫)·유(惟)·개(蓋)·고(故), 구절 사이에 삽입되는 지(之)·이(而)·어(於)·이(以), 구절 끝에 위치하는 호(乎)·재(哉)·의(矣)·야(也) 등은 그 자체로 내용을 증명하는 실사(實辭)는 아니지만, 문장의 체제를 완성하는 실로 중요한 연결어 또는 어조사이다.
교묘한 작가는 이러한 글자들을 상황에 따라 바꾸어가며 운용함으로써 문장의 솔기를 메우고(彌縫 미봉) 체제를 보충한다. 그러므로 정해진 글자 수 이외에 덧붙여지는 단 한 글자의 도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낱글자 하나의 안배조차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하물며 글의 큰 마디인 장구(章句)의 구성에서 잘못이 있다면 더 말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문장의 정밀함은 결국 이 작은 한 글자를 헤아리는 신중함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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