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116. 端午詩 단오 시 3수/ChatGPT의 해설

대한신운 2025. 6. 2. 07:24

1. 端午即事 단오에 즈음한 일

五月五日午 55일 단오절에

오월오일오

贈我一枝 나에게 한가지의 쑥을 선물하네.

증아이일지애

故人不可見 옛 벗은 다시 볼 수 없고

고인불가견

新知萬里 새로 사귄 이들은 만 리 밖에 있네.

신지만리외

丹心照夙昔 일편단심은 옛 조정을 따르는데

단심조숙석

鬢髮日已 귀밑머리 하얀 오늘 이미 조정 바뀌었구나!

빈발일이가이

我欲從靈均 나는 굴원의 뜻을 따르고자 하지만

아욕종영균

三湘隔遼 상강의 충절도 아득한 바다에 막혔네.

삼상격요해

* 대한신운(大韓新韻)에서 는 기()운에 속하고, , , 는 거() 운에 속한다.

* 文天祥(문천상): 중국 남송 말기의 충신이자 시인(1236~1283). 원나라의 침략으로 남송이 멸망할 위기에 처하자 끝까지 충절을 지키며 항전하다가 잡혀 순절하였다. ‘正氣歌(정기가)’ 등의 시를 남겨 후대에 충신의 상징으로 추앙받았다.

 

2. 端午日賜衣 단오일사의 단오절에 옷을 하사받으니 두보(杜甫)

宮衣亦有名 궁중의 하사 옷은 역시 고급이어서

궁의역유명

端午被恩 단오절에 은혜 입어 영광이네.

단오피은영

細葛含風軟 부드러운 갈옷은 바람 머금은 듯 부드럽고

세갈함풍연

香羅疊雪 향기로운 비단은 눈 겹친 듯 가볍네.

향라첩설경

自天題處濕 천자의 표제 글에서 눈물 젖고

자천제처습

當暑著來 여름에 입으면 시원해지리!

당서착래청

意內稱長短 마음속으로 옷의 길이를 일컫는다면

의내칭장단

終身荷聖 평생 성군 정을 메고 다닐 정도라네.

종신하성정

* 杜甫(두보): 중국 당나라(712~770)의 시인. ()는 자미(子美), ()는 소릉야객(少陵野客). 시성(詩聖)으로 불리며, 사회 현실과 민중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시풍으로 시사(詩史)’로 불린다.

3. 端午詞 단오절 노래 안수(晏殊)

一一雕盤分楚粽 하나하나 아로새긴 쟁반에 단오 찹쌀떡을 나누고

일일조반분초종

重重團扇畫秦 겹겹의 접부채에는 진나라 미인을 그렸네.

중중단선화진아

宮闈百福逢嘉序 궁궐에는 백 가지 복이 좋은 계절을 만나고

궁위백복봉가서

萬戶千門喜氣 만 호의 집마다 희색 기운 가득하네.

만호천문희기도

* 晏殊(안수): 중국 북송(北宋) 초기의 문인, 시인, 정치가(991~1055). ()景仁(경인), ()明道(명도). 문장과 사()에 능해 북송 사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ChatGPT의 해설

단오절은 음력 55일로, 중국 초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의 충절을 기리며 강에 몸을 던진 그의 뜻을 잊지 않고자 만들어진 명절이다. 굴원은 조정의 간신들을 탄핵하다가 좌천당해 초강(汨羅江)에 몸을 던져 충절을 지켰다. 그는 이소(離騷)와 같은 시를 통해 자신의 결백과 나라 사랑을 노래하며, 후대 시인들에게 충절의 상징이 되었다. 이날에는 쑥과 창포를 달아 액을 쫓고, 찹쌀떡()을 나누며, 향주머니를 차고, 부채(團扇)를 나누며 무더위를 물리쳤다. 그러나 그 본질은 오랜 세월 굴원의 충절을 되새기고자 한 데에 있다.

문천상의 端午即事는 나라가 망하고 백발(빈발 鬢髮)이 되어도 굴원의 충절(丹心)을 따르려는 시인의 곧은 뜻을 담았다. 여기서 鬢髮은 문자 그대로 귀밑머리를 뜻하지만, 시적으로는 세월의 무상함과 충절의 상처를 함께 상징한다. 丹心붉은 마음’, 곧 변치 않는 충절을 나타낸다. 만 리 밖까지 흩어진 친구(故人)와 동지들, 그리고 조정이 바뀐(鬢髮日已改) 오늘날에도 그 붉은 충심은 예전처럼 빛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는 오늘날 애국심을 일깨운다.

두보의 端午日賜衣는 단오절에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옷(宮衣)의 화려함과 은총을 노래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성군(聖情)의 뜻을 평생 메고 살아야 한다는 사대부의 충심을 전한다. 宮衣는 문자 그대로 궁중의 하사 옷이지만, 동시에 국가의 은총을 상징하며, 聖情성군의 정으로서 사대부가 목숨 바쳐야 할 충성을 의미한다.

안수의 端午詞는 아로새긴 쟁반(雕盤)에 찹쌀떡(楚粽)을 나누고, 접부채(團扇)에 진나라 미인(秦娥)을 그려, 온 나라에 기쁨(喜氣)이 가득한 모습을 그리며 화려한 단오의 풍속을 전한다. 雕盤은 글자 그대로 새겨진 쟁반이지만, 시적으로는 화려함과 사치의 상징으로도 쓰인다. 團扇은 둥근 부채, 秦娥는 진나라 미인의 화려함이자 권세의 상징이다.

특히 문천상의 시는 평측(平仄)의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자연스럽고 진솔한 시어로 충절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표현 추구야말로 오늘날 대한신운(大韓新韻)이 지향하는 새로운 길이기도 하다. 오늘날 단오절이 잊혀가고 단순한 풍속 놀이로 변해가는 가운데, 이 시들은 우리가 다시금 굴원의 충절을 되새기며 애국심을 고취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