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追慕孤雲崔致遠先生 추모고운최치원선생 경(經)운
羅末神童留學行 신라말 신동 유학의 길
나말신동유학행
賓貢壯元二九名 빈공과 장원 18세 명성
빈공장원이구명
戰慄檄文震唐朝 전율할 격문은 당나라 조정을 뒤흔들었고
전율격문진당조
箴戒條理憂國命 잠계의 조리로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네.
잠계조리우국명
骨品限界轉微職 골품의 한계로 미직을 전전했으나
골품한계전미직
性情明鑑施善政 성정의 밝은 거울 선정을 베풀었네.
성정명감시선정
爲母至孝建蓮臺 모친 위한 지극 효도 상연대를 지었고
위모지효건연대
愛民眞心施天嶺 애민의 참된 마음 천령에 베풀었네.
애민진심시천령
渭川淸浪濟萬人 위천의 맑은 물결 만인을 구제했고
위천청랑제만인
館林巨木知千齡 관림의 거목은 천년 수령을 알리네.
관림거목지천령
膾炙金鋤何敎訓 회자의 황금 호미 무슨 교훈이겠는가!
회자금서하교훈
神道碑前整襟銘 신도비 앞에서 소매 바로잡고 새기네.
신도비전정금명
* 14. 경(經)운: 경, 갱, 녕(령), 냉(랭), 명, 맹, 병, 성, 생, 영, 앵, 정, 쟁, 청, 평, 팽, 탱, 형, 행 * 겅(해당 한자 없음)
* 배율은 10구 이상으로 이루어지면 수련(首聯)과 미련(尾聯) 제외하고는 대장(對仗)해야 한다. 대장표현은 글자로 기둥을 세우는 일과 같다. 율시의 핵심표현이다.
* 2023년 함양향교 전국한시백일장 참고 작품. 평가는 독자의 몫이지만, 고운 선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거의 다 표현했다. 기존의 규칙에 얽매였다면, 이 절반의 표현도 어려웠을 것이다. 부족한 표현은 우리말의 표현 능력에 따른 문제이지, 한시의 구성은 지엽(枝葉)에 불과하다. 대한신운(大韓新韻) 우리 한시를 써야 하는 까닭이다.
* 賓貢(빈공): 빈공과(賓貢科)는 당나라의 과거 제도로, 외국 유학생(조공국, 즉 신라 포함)에게 응시 자격을 부여하여 진사(進士)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제도였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18세 때 빈공과에 장원급제하여 당대 신동(神童)으로 이름을 떨쳤다.
* 檄文(격문): 격문은 황소의 난(黃巢之亂) 당시 고운이 진압을 위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라 하여 당나라 조정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그의 문장력이 당대 최고 수준이었음을 증명한다.
* 箴戒條理(잠계조리): 시무십조(施務十條)의 상소를 의미한다. 894년 진성여왕에게 올린 사회개혁안이다.
* 骨品(골품): 골품제도(骨品制度)는 신라의 신분제도로, 관직 진출에 엄격한 한계가 있었다. 최치원은 진골 출신이 아니었기에 정승 이상의 관직에 오르지 못해 ‘미직(微職)’에 머물렀다.
* 善政(선정): 고운은 귀국 후 천령(天嶺, 지금의 함양) 태수로 부임하여 위천(渭川)의 물길을 돌리고 나무를 심어 오늘날 상림공원(上林公園)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 蓮臺(연대): 상연대(上蓮臺). 모친을 위해 지은 절이다. 그의 지극한 효성이 널리 알려져 ‘지효(至孝)’의 상징이 되었다.
* 大館林(대관림): 상림(上林)의 원래 이름은 대관림으로, 나무들이 천 년이 지나도록 번성하여 함양의 명소가 되었다.
* 金鋤(금서): 전해지는 이야기로, 고운이 나무를 심은 뒤 근처에 황금 호미(金鋤)를 묻고 ‘후세에라도 이 금호미를 찾기 위해서 이 숲을 가꾸라’는 뜻을 남겼다고 한다.
* 神道碑(신도비): 함양 상림공원 내에 있다. 입구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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