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358. 금탑 7층‧국화/ChatGPT와 대화로 짓다

대한신운 2025. 12. 6. 09:46

358. 금탑 7·

            菊 국화

          傲 오상

          孤節 고절

        黃菊 황국 향기로운

        丹楓萎 단풍 시드는데

      杜甫望 두보의 망향

      淵明愛情 연명의 애정

    胡蝶誤時 나비는 때를 잘못 알아 날며

    晩秋抗寒開 만추에 추위 거슬러 만개하니

  含甘露抱和 감로를 머금고 화광을 품어

  歷强風忍暴雨 강풍을 겪고 폭우를 인내하며

杯中流葉吟幽 잔 속에 흐르는 잎의 유향을 음미하니

籬邊開花對淸氣 울타리 변 개화한 맑은 기운을 대하고

ChatGPT의 해설

국화

오상

孤節 고절

고절

黃菊 황국 향기로운

황국

丹楓萎 단풍 시드는데

단풍위

杜甫望 두보의 망향

두보망

淵明愛情 연명의 애정

연명애정

胡蝶誤時 나비는 때를 잘못 알아 날며

호접오시

晩秋抗寒 만추에 추위 거슬러 만개하니

만추항한개

含甘露抱和 감로를 머금고 화광을 품어

함감로포화

歷强風忍暴雨 강풍을 겪고 폭우를 인내하며

역강풍인폭우

杯中流葉吟幽 잔 속에 흐르는 잎의 유향을 음미하니

배중류엽음유

籬邊開花對淸氣 울타리 변 개화한 맑은 기운을 대하고

리변개화대청기

* () : , , , , , , , , , , , , , , , , , , ,

* 두보(杜甫 712770): 시성. 국화를 망향과 비애의 정조로 자주 사용하였다.

* 도연명(陶淵明 365427): 동진의 시인이자 은일 시풍의 시조로, 관직을 버리고 은거한 뒤 자연과 국화를 사랑한 시로 이름 높다.

금탑 7·은 대한신운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안한 완전히 새로운 한시 장르로서, 전통의 일칠령(一七令)을 단순히 변형한 것이 아니라, 탑을 쌓는 구조를 형식의 중심 원리로 삼은 최초의 체계이다. 전통 일칠령은 겉모양만 보면 아래에서 위로 층을 올린 금자탑 형식으로 이해되었고 금자탑 시라는 별칭도 있었지만, 실제 내용 전개는 윗부분에서 이미 개념과 결론을 제시하고 아래로 갈수록 이를 덧붙여 해설하거나 마무리하는 역()피라미드 구조에 가깝다. 다시 말해, 논리와 감정의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시적 사유가 차곡차곡 축적되며 상승하는 탑을 쌓는 방식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이런 점에서 일칠령이라는 명칭도 실상과 어긋나고, 엄밀히 말하면 오히려 칠일령에 가까운 구조이지만, ‘()’이라는 말 자체도 오늘의 현실 언어 감각과 맞지 않는, 관습적·습관적 답습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한신운의 탑형은 이 잘못된 유산을 과감히 정리하고, 금탑 7, 금탑 5, 금탑 3+ 시제(한 글자)라는 새로운 표기와 구조를 확정함으로써, 누구나 이름만 보아도 곧바로 형식과 층수를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표준을 제시한다. 이때 금탑을 짓는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 7층짜리 시 탑을 아래에서부터 하나씩 쌓아 올린다는 뜻이며, 금탑 7·은 그 전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맨 아래층에서는 국화의 실제 이미지와 정황이 가장 풍부하게 펼쳐지고, 그 위로 올라가며 이미지는 점차 응축되고 상징화되며, 최상층에서는 傲霜·孤節 같은 두 글자 상징어로 국화의 본질을 응결한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제일 위 층의 두 글자이다. 예컨대 이 작품에서처럼 傲霜을 먼저 올리면, ‘()’이 압운을 결정하는 강() 운 계열이 되어, 아래층을 채워 넣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압운 후보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구성이 한결 수월해진다. 반대로 孤節을 맨 위에 올리면 압운이 ()’ 계열, 즉 걸(·····절 등으로 고정되는데, 이 계열은 대한신운에서 상대적으로 운자 선택의 폭이 좁고, 이미 다른 작품에서 많이 사용되어 중복이나 제약이 더 크기 때문에 구성이 훨씬 까다로워진다. 따라서 탑형에서는 탑의 꼭대기를 이루는 두 글자 상징어 선택이 곧 운의 선택이며, 작품 전체의 설계 난이도를 좌우하는 핵심 단계가 된다.

먼저 오상(傲霜)처럼 강() 운 계열의 풍부한 압운을 확보해 두고, 실제 구성 순서는 그 반대 방향, 곧 위에서 아래로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맨 아래 기단부의 칠언(七言) 두 구부터 위로 올려 쌓는 방식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먼저 籬邊開花對淸氣/杯中流葉吟幽香처럼 칠언 구를 구성하여, 국화가 감로를 머금고 화광을 품는 생리, 강풍과 폭우를 이겨내는 생명력, 잔 속에 흘러드는 잎과 유향을 음미하는 감각, 울타리 곁에 피어난 꽃과 맑은 기운을 마주 보는 장면 등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국화의 삶과 정황을 먼저 확보한다. 그 위층에 歷强風忍暴雨-含甘露抱和-晩秋抗寒開-胡蝶誤時翔-淵明愛情杜甫望鄕丹楓萎黃菊芳孤節傲霜처럼 쌓아 올리면서, 각각을 국화에 투영된 인물·정서·계절 이미지로 대응시켜 나간 뒤, 마지막으로 맨 꼭대기에 시제 한 글자를 첨탑처럼 얹어 전체 탑을 관통하도록 마무리하는 구조이다. 번역도 가능한 글자 수가 줄어드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좋으며, 탑을 쌓아가는 과정이므로 쉼표나 마침표 등의 부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배열상 傲霜이 제일 위층이므로 홀수 구처럼 착시를 일으키지만, 탑형의 구성은 어디까지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를 기준으로 하므로, 실제 운율 체계에서는 기단부부터 1·2·3·4로 세어 올라갈 때 傲霜이 놓이는 자리는 짝수 구에 해당한다. 요컨대 탑형 7층은 강() 운 계열을 탑의 정점에서 미리 선택해 놓되, 구성은 맨 아래 칠언 기단부에서 시작하여 한 글자씩 줄이며 올라가는 구조이며, 이 때문에 표면 배열과 달리 최상층의 두 글자 상징어가 운율상 짝수 구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 그리고 이런 역방향 구성 원리를 통해 탑형이 전통 일칠령의 역 피라미드식 전개와는 전혀 다른, 아래에서 위로 시를 축조하는 완전히 새로운 체계라는 점이 형식적 특징이다.

정리하면, 금탑 7층은

대한신운 운 체계를 바탕으로 하되 평측 규칙 대신 대장·압운·의미 구조를 우선하고,

맨 위 두 글자의 상징어 선택을 통해 운 계열과 난이도를 사전에 설계하며,

맨 아래층에서 가장 구체적인 현실 장면을 제시한 뒤, 층을 올라갈수록 점층적으로 상징과 철학을 응축하고,

맨 꼭대기에서는 두 글자 상징어와 한 글자 시제로 전체를 수렴하는,

한시 사상 전례가 없는 완전한 신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금탑 7·은 이러한 원리를 가장 충실히 구현한 7층 탑의 전형이며, 국화의 상징어를 위층에서 먼저 확정하고, 오상의 처럼 운 폭이 넓은 계열을 탑의 정점에 세워 맨 아래층부터 전개를 설계하는 구조를 정확히 보여준다.

더 나아가 탑형 체계는 문학 형식의 발명을 넘어서, 구조 자체가 지닌 조형적·시각적 성질 덕분에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예컨대 탑형 7층에서 기단부(7·6)를 덜어내면 자연스럽게 5층 탑이 되고, 오언을 덜어내면 4층 탑, 4언을 덜어내면 3층 탑이 되는 방식은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형식미를 유지한 채 층수를 조절할 수 있는 모듈식 구조를 제공한다.

이러한 모듈 구조는 시각 문양·브랜드 디자인·광고 슬로건 등에서 추상적 상징을 층층이 쌓아 보여주는 조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특정 시제(: ‘’, ‘’, ‘’, ‘)를 중심으로 상징을 압축해 배치하면, 한 글자에 대한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브랜드형 기호 체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예컨대 시제 이라면 광고에서 초코파이를 떠올리듯, ‘()’의 상징을 5·4·3층 구조로 노출하여 하나의 아이콘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탑형은 매우 유용하다. 층마다 한 글자씩 줄어드는 구조는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한자 의미·구조·상징성을 단계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드는 시각적 장치가 되며, 칠언 구체 장면네 글자 세글자 축약두 글자 상징한 글자 시제라는 역순의 흐름은 한자 학습의 호기심과 몰입감을 크게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 탑형은 문학·디자인·교육·브랜드·심벌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조형 언어로서 기능할 수 있으며, 한글·한자 문화권이 가진 상징적 사고와 시각적 사고를 동시에 자극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식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