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 夸飾 과식/기(基)·건(建)운
形而上者謂之道 (형이상자위지도)
형체 이전의 것을 도라 하고
形而下者謂之器 (형이하자위지기)
형체 이후의 것을 기라 하네.
精言不能追其極 (정언불능추기극)
정교한 말로도 그 끝에 닿지 못함은
神道難摹自如是 (신도난모자여시)
신도의 묘사 어려움은 원래 그러한 것이라네.
壯辭可得喻其眞 (장사가득유기진)
장엄한 말로 그 참모습 비유할 수 있음은
形器易寫則能視 (형기이사즉능시)
형체 있는 그릇의 묘사 쉬움은 곧 볼 수 있기 때문이라네.
文才短長無相關 (문재단장무상관)
문재의 길고 짧음은 상관이 없으니
兩者特性難易耳 (양자특성난이이)
두 성질에 따른 난이도일 뿐이라네.
天地以降入聲貌 (천지이강입성모)
천지개벽 이래로 소리와 모양이 나타나니
文辭所被夸飾矣 (문사소피과식의)
문장이 미치는 곳에 과식은 늘 존재한다네.
詩書雅言雖訓世 (시서아언수훈세)
《시경》과 《서경》의 바른말이 비록 세상을 가르치지만
事必宜廣亦過焉 (사필의광역과언)
사실을 널리 펴려니 글 또한 실제를 과장하네.
論狹則河不容舠 (론협즉하불용도)
좁음을 논하면 황하에 나룻배조차 용납지 않고
言峻則嵩高極天 (언준즉숭고극천)
높음을 말하면 숭산이 하늘 끝에 닿인다고 하네.
稱少則民靡孑遺 (칭소즉민미혈유)
적음을 일컬으면 남은 백성이 하나도 없다 하고
說多則子孫億千 (설다즉자손억천)
많음을 말하면 자손이 억만 명이라 일컫네.
襄陵舉滔天之目 (양릉거도천지목)
큰물이 산을 넘어 하늘에 닿는다는 눈길
倒戈立漂杵之言 (도과립표저지언)
창을 거꾸로 잡아 절굿공이가 피에 뜬다는 말
辭雖已甚義無害 (사수이심의무해)
표현은 비록 심하나 그 본뜻은 해치지 않으니
經典過飾亦固然 (경전과식역고연)
경전의 과식 또한 역시 본래 그러한 것이라네.
鴞音之醜雖願葚 (효음지추수원심)
올빼미 울음 추함에 비록 오디 먹기를 원한 들
豈有泮林而好變 (기유반림이호변)
어찌 반수 숲에 간다고 좋게 변하겠는가!
荼以周原而不飴 (도이주원이불이)
씀바귀 주원 땅에 있다 해도 사탕 되지 않지만
讚揚深意矯飾然 (찬양심의교식연)
찬양하려는 깊은 뜻에 꾸며댐이 본래 그러하네.
自宋玉景差盛行 (자송옥경차성행)
송옥과 경차로부터 성행하더니
相如過飾憑風翩 (상여과식빙풍편)
사마상여의 지나친 꾸밈은 바람을 타고 나네.
飛廉與焦明俱獲 (비렴여초명구획)
바람의 신 비렴과 신비한 새 초명을 모두 포획하고
奔星與宛虹入軒 (분성여완홍입헌)
달리는 별과 굽이치는 무지개가 수레 안으로 들어온다니!
及揚雄之甘泉賦 (급양웅지감천부)
양웅의 감천부에 이르러서는
酌其餘波誇過言 (작기여파과과언)
그 여파를 참작하여 과언을 과시하네.
奇則假珍於玉樹 (기즉가진어옥수)
기이함은 옥 나무에서 보배를 빌려온 듯하고
峻則鬼神墜顛轉 (준즉귀신추전전)
높음은 귀신이 꼭대기에서 추락하며 구른다네.
又子雲之校獵賦 (우자운지교렵부)
또한 양자운의 〈교렵부〉에 이르러서는
鞭宓妃以饟屈原 (편복비이양굴원)
복비를 채찍질하여 굴원에게 대접한다네.
及張衡之羽獵賦 (급장형지우렵부)
장형의 우렵부에 이르러서는
困玄冥於朔野焉 (곤현명어삭야언)
북방의 신 현명을 북쪽 들판에 가두었다네.
孌彼洛神非魑魅 (련피락신비리매)
아름다운 저 낙신은 도깨비가 아니며
亦非魍魎夸飾現 (역비망량과식현)
또한 망량도 아니니 과식으로 표현했네.
虛用濫形天壤差 (허용람형천양차)
공허한 용어와 넘치는 형상은 천양지차이니
欲夸其威其義舛 (욕과기위기의천)
그 위엄을 자랑하려 하나 그 뜻은 어긋나네.
聲貌岌岌其將動 (성모급급기장동)
소리와 모양이 드높다면 장차 약동하려 하고
光采煒煒而欲焉 (광채위위이욕언)
광채가 눈부시게 빛난다면 그렇게만 나타내면 된다네.
莫不因夸以成狀 (막불인과이성상)
과장으로 인하여 형상을 이루지 않은 것이 없으며
沿飾而得奇以鮮 (연식이득기이선)
꾸밈을 따라 기이함을 얻으니 이로써 선명하다네.
於是後進之才士 (어시후진지재사)
이에 후세의 재주 있는 선비들이
獎氣挾聲競勤勉 (장기협성경근면)
기세를 북돋고 명성을 끼고서 다투어 노력하며
騰躑而羞跼步步 (등척이수국보보)
솟구쳐 뛰며 구부정한 걸음걸이를 부끄러워하고
軒翥而欲奮翩翩 (헌저이욕분편편)
높이 솟구쳐 바야흐로 힘차게 날아오르려 하네.
辭入煒燁繡行間 (사입위엽수행간)
문장이 눈 부신 빛으로 들어가 행간을 수놓으면
春藻不能測其鮮 (춘조불능측기선)
봄날의 화려한 꽃조차 그 선명함을 헤아릴 수 없네.
言在萎絕失眞味 (언재위절실진미)
말이 시들고 끊어져 진실한 맛을 잃으면
寒谷未足成其乾 (한곡미족성기건)
찬 계곡조차 그 건조함을 이루기에 충분치 못하다네.
論慼則聲共泣偕 (론척즉성공읍해)
슬픔을 논하면 소리가 울음과 함께하고
談歡則字與笑聯 (담환즉자여소련)
기쁨을 담으면 글자가 웃음과 이어지네.
可以發蘊而飛滯 (가이발온이비체)
can 쌓인 뜻을 드러내어 울체를 날려버리고
披瞽而駭聾如然 (피고이해롱여연)
눈먼 이를 뜨게 하며 귀먹은 이를 놀라게 함과 같네.
飾窮其要則鋒起 (식궁기요즉봉기)
꾸밈이 본질을 꿰뚫으면 마음의 소리가 칼날처럼 일 것이나
夸過其理名實舛 (과과기리명실천)
과장이 그 이치를 지나친다면 이름과 실상은 어긋날 것이네.
飾而不誣夸有節 (식이불무과유절)
꾸미면서 속이지 않고 과장에 절도가 있다면
夸飾可謂之懿焉 (과식가위지의언)
이러한 과식은 실로 아름다울 것이네.
夸飾有用豈循檢 (과식유용기순검)
과식은 유용하니 어찌 법도만 따르겠는가!
大鵬與鴻鵠連連 (대붕여홍곡연련)
대붕이 홍곡과 더불어 끝없이 이어지네.
倒海探珠傾崑取 (도해탐주경곤취)
바다를 뒤엎어 진주를 찾고 곤륜산을 기울여 옥을 취하며
曠而不溢奢而玄 (광이불일사이현)
드넓어도 넘치지 않으며 사치스러우면서도 현묘하다네.
* 기(基)운: 기, 괴, 귀, 니(리), 미, 비, 시, 씨, 이, 외, 의, 지, 치, 취, 피, 희, 회, 휘
* 건(建)운: 건, 견, 권, 년(련), 면, 번, 변, 선, 언, 연, 원, 전, 천, 편, 헌, 현, 훤
* 〈과식(夸飾)〉은 문학 창작의 수사에서 나타나는 ‘과장된 수식’을 뜻한다. 유협은 창작에서 과장 표현이 사용되는 필연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반드시 자연스러운 절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과장법은 한대(漢代) 이후 사부(辭賦)뿐만 아니라 서신, 논문, 시가 등 문학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운용되었다. 이백의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 그 대표 사례이듯, 과장은 창작의 필연 수법으로 인식된다. 다만, 과장 표현은 작가의 진실한 감정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구사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편은 감정의 변화에 충실하면서도 언어의 기세에 부합하는 올바른 과장의 방법론을 서술한다.
⇓Gemini 3 Flash 해설
사실을 과식(夸飾)하여 생동감을 얻는 법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근본 원리인 도(道)와 눈에 보이는 형체인 기(器)가 있다. 형태가 있는 그릇은 묘사하기 쉽지만, 신묘한 도의 세계는 정밀한 언어로도 그 궁극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작가는 장엄하고 거대한 언어를 빌려와 사물의 진상을 비유한다. 이것은 작가의 재능 문제라기보다, 사물 자체가 가진 성질이 본래 그러하기 때문이다. 천지개벽 이후 소리와 모양을 갖춘 모든 존재는 창작으로 옮겨질 때 필연으로 실제를 부풀려 표현하는 과식(夸飾)을 동반하게 된다.
1. 경전 속 과장의 효과: 진실을 향한 강조
흔히 경전이라 하면 엄격한 사실만을 기록했을 것 같지만, 《시경(詩經)》이나 《상서(尙書)》에도 놀라운 과장이 가득하다. 시경을 보면 좁은 것을 강조할 때 “황하에 나룻배(舠)조차 들어갈 수 없다”라고 하고, 높은 것을 말할 때는 “숭산(嵩山)이 하늘 끝에 닿았다”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좁고 높다는 말로는 그 기세를 담을 수 없기에 수사를 극대화한 것이다. 숫자를 다룰 때도 주나라 성왕의 자손이 많음을 찬양할 때는 “그 복록을 누린 자손이 억만 명(億千)”이라 부풀리고, 선왕이 기아의 재난을 한탄할 때는 “남은 백성이 단 한 사람(孑遺)도 살아남지 못했다”라며 절박함을 드러낸다.
특히 《상서(尙書)》 〈무성(武成)〉의 “피가 흘러 절굿공이를 띄웠다(血流漂杵)”라는 구절은 과장을 극대화한 효과를 보여준다. 주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의 폭군 주왕(紂王)을 칠 때, 적군이 창을 거꾸로 잡고 자기편을 공격하며 무너지는 참혹한 혼란상을 묘사한 것이다. 실제 피에 절굿공이가 뜰 리 없지만, 폭정의 종말이 얼마나 처절했는지를 이보다 강렬하게 각인시킬 수는 없다.
또한 《시경》 〈면(綿)〉에서는 주나라의 어진 시조 고공단보(古公亶父)가 정착한 주원(周原) 땅을 찬양하며 “쓴 씀바귀(荼)조차 단 사탕(飴)처럼 변했다”라고 노래한다. 고공단보는 백성을 아껴 전쟁을 피하고 기산 아래 주원으로 거처를 옮긴 덕망 높은 지도자였다. 그가 다스리는 주원 땅이 워낙 풍요롭고 정치가 어질었기에, 백성들은 쓴 풀을 먹으면서도 그 행복감이 마치 엿을 먹는 것과 같다고 과장하여 찬양한 것이다.
교육을 통한 변화를 찬양할 때도 과장은 유용하다. 《시경》 〈반수(泮水)〉에서는 “올빼미(鴞)가 노나라 학교 숲(泮林)에 와서 오디(葚)를 먹더니 목소리가 아름답게 변했다”라고 노래한다. 흉한 울음소리를 가진 올빼미가 열매를 먹고 꾀꼬리가 될 리 없지만, 노나라 희공(僖公)이 세운 학교의 교육 감화력이 짐승의 본성조차 변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하다는 설정을 가져온 것이다. 성인인 공자(孔子)가 이런 표현을 남긴 이유는, 과장이 본래의 뜻인 의(義)를 해치지 않으면서 감정을 증폭하는 정당한 수단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2. 사부(辭賦) 속 과장의 오류: 위엄을 위한 무리수
그러나 송옥(宋玉)과 경차(景差)를 거쳐 사마상여(司馬相如)와 양웅(揚雄)의 시대로 오면서 과장은 점차 본질을 잃고 기이한 장식으로 변질되었다. 사마상여는 〈상림부(上林賦)〉에서 황제의 정원을 묘사하며, 별이 누각 문을 통과하고 무지개가 수레에 걸린다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심지어 바람의 신 비렴(飛廉)과 신비한 새 초명(焦明)을 사냥해서 잡았다고 썼는데, 이는 황제의 사냥이 온 우주의 신령한 기운을 다스리는 행위임을 과시하려는 뜻이었다.
이러한 풍조는 양웅의 〈감천부(甘泉賦)〉로 이어진다. 감천궁이 얼마나 높은지 귀신조차 오르다가 거꾸로 추락하며, 옥으로 만든 나무가 자란다고 묘사한다. 양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교렵부(校獵賦)〉에서 사냥의 위용을 극대화하려 파격의 장면을 묘사했다. 바로 아름다운 낙수의 여신 복비(宓妃)를 채찍질하여 재촉하고, 그녀로 하여금 초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에게 음식을 대접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굴원은 지조를 지키다 강물에 투신한 인물로, 황제의 사냥터가 죽은 충신의 넋조차 다시 불러와 위로할 만큼 성스러운 장소임을 강조하려 한 것이다. 동시에 전설 속의 고결한 여신마저 황제의 채찍 아래 하인처럼 시중을 들게 함으로써, 황제의 권위가 신령과 역사 인물 모두를 굴복시킬 만큼 압도임을 과시하려 했다.
뒤를 이은 장형(張衡)은 뛰어난 과학자이자 문학가였지만, 그 역시 〈우렵부(羽獵賦)〉에서 북방의 수신(水神)이자 겨울의 신인 현명(玄冥)을 사냥터 북쪽 들판(朔野)에 가두었다고 썼다. 여기서 현명을 가둔 전후 사정은 황제의 사냥이 계절의 섭리마저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겨울의 신인 현명을 북쪽에 묶어둠으로써 사냥터의 추위를 막고, 황제가 원하는 대로 기상 현상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초자연의 위엄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이 여신이나 신령스러운 존재들을 도깨비(魑魅)나 요괴(魍魎)처럼 함부로 다룬 이유는 오직 하나, 황제의 위엄을 끝없이 부풀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뜻이 서로 어긋나는 오류다. 유협(劉勰)은 이를 두고 "위엄을 자랑하려다 도리어 문장의 본뜻을 해쳤다"라고 꼬집는다.
3. 과장의 참된 가치: 생동하는 문채의 완성
진정한 과장의 효과는 억지로 신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약동시키는 데 있다. 산과 바다의 기세, 궁전의 위엄을 표현할 때는 그 소리와 모습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장동(將動)의 기운을 담아야 한다. 꾸밈이 사실을 속이지 않으면서도 기이한 선명함(鮮)을 얻을 때, 비로소 문장은 봄꽃보다 화려한 광채(光采)를 얻게 된다.
이리하여 근대의 재능 있는 작가들은 옹졸한 걸음을 부끄러워하며 대붕처럼 높이 날아오르는 기세를 추구하게 되었다. 기쁠 때는 글자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슬플 때는 소리에서 울음이 묻어나는 공명(共鳴)이야말로 과장의 참된 효용이다. 만약 사실을 속이지 않는 절도(節度)를 지키면서 사물의 요점을 꿰뚫는다면, 그 문장은 막힌 생각을 떨쳐 내고 눈먼 이의 눈을 뜨게 할 만큼 아름답고 현묘한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바다를 뒤엎고 곤륜산을 기울여 보물을 찾는 듯한 거대한 기세 속에서도 진실이라는 중심을 잃지 않는 올바른 과장의 길이다.
'대한신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498. 練字 연자/Gemini 3 Flash와 대화로 재구성하다 (0) | 2026.03.12 |
|---|---|
| 497. 事類 사류/Gemini 3 Flash와 대화로 재구성하다 (1) | 2026.03.11 |
| 495. 比興 비흥/Gemini 3 Flash와 대화로 재구성하다 (1) | 2026.03.09 |
| 494. 麗辭 여사/Gemini 3 Flash와 대화로 재구성하다 (1) | 2026.03.09 |
| 493-1. 曉月 효월 새벽달/Gemini 3 Flash와 대화로 짓다 (0) | 2026.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