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 開天節 개천절/대한신운·경(經)운
弘益人間何至言 (홍익인간하지언)
홍익인간! 얼마나 지극한 말인가!
民族天稟由此定 (민족천품유차정)
민족의 천품은 이로써 정해졌네.
外侵抗拒成大同 (외침항거성대동)
외침에는 항거하며 대동을 이루었고
無道不屈謀共生 (무도불굴모공생)
무도에는 굽히지 않고 공생을 도모했네.
惻隱發露自慈善 (측은발로자자선)
측은지심의 발로는 절로 자선이요
患難相恤皆眞情 (환난상휼개진정)
환난상휼에는 모두가 진정이라네.
開天眞義再顧時 (개천진의재고시)
개천의 참뜻을 다시 돌아보는 때
萬邦效法願泰平 (만방효법원태평)
만방이 이를 본받아 태평 이루길 바라네.
* 경(經)운: 경, 갱, 녕(령), 냉(랭), 명, 맹, 병, 성, 생, 영, 앵, 정, 쟁, 청, 평, 팽, 탱, 형, 행
* 개천절을 맞아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참뜻을 다시 돌아본다. 미국은 생명·자유·행복 추구를 중요한 건국 가치로 내세웠고, 현대 일본은 국민주권·기본 인권·평화주의를 헌정의 주요 원리로 삼는다.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를 내세웠으며, 현대 중국은 인민과 사회주의를 국가 운영의 주요 이념으로 삼고 있다. 저마다 그 나라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담은 소중한 가치들이다. 그 가운데 홍익인간은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짧은 네 글자 안에 그 대상과 범위를 따로 한정하지 않는다. 나와 남을 가르지 않고 한 나라와 한 민족에 머물지 않으며 인간 세상 전체를 이롭게 하자는 뜻으로 넓게 읽을 수 있다. 오늘날처럼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국가와 개인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시대에 더 새겨 볼 이념이다.
강적에게는 항거하면서도 힘을 합쳐 대동(大同)을 이루고 무도에는 굴하지 않으면서 공생(共生)을 도모해 온 것이 우리 역사의 한 모습이었다. 남의 어려움을 차마 지나치지 못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자선으로 나타나고 환난을 만나면 서로 구휼하며 진정을 나누었다. 홍익인간은 먼 옛날의 구호에 머무는 말이 아니라 이러한 삶 속에서 그 뜻을 찾을 수 있다.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여러 기술 분야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데에는 많은 까닭이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기보다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살아갈 길을 찾으려는 마음 또한 우리 사회와 기업이 세계의 신뢰를 얻는 데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겠다는 뜻을 민족의 시원에 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그 뜻이 오늘의 세계에서도 살아 움직인다면 한민족이 지향할 길은 힘으로 남을 누르는 강국이 아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여 평화를 넓혀 가는 나라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개천(開天)의 참뜻이며 하늘로부터 이어받은 우리 민족의 정기(精氣)일 것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 홍익인간(弘益人間)! 그 뜻을 새겨볼수록 한민족이 인류의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하늘의 소명처럼 다가온다.
⇓ChatGPT Pro 감상평(2026년 10월 2일)
개천절(開天節)은 글자 그대로 ‘하늘을 연 날’이다. 오늘날에는 단군(檀君)의 고조선 건국을 기리는 국경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면 단군이 나라를 세운 이야기보다 앞선 환웅(桓雄)의 개천에서 시작한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따르면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은 인간 세상에 뜻을 두었다. 환인이 아래를 굽어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여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 다스리게 했다. 이 대목에 등장하는 말이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홍익인간은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뒤 만들어 낸 구호가 아니라 환웅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기 전부터 제시된 뜻이었다.
환웅은 무리 삼천을 이끌고 태백산(太伯山)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었다.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과 생명 질병과 형벌 선악을 비롯한 인간 세상의 여러 일을 주관했다고 한다.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을거리와 생명 질서와 도덕까지 다스렸다는 데 이 설화의 뜻이 있다.
그러므로 개천(開天)은 환웅이 신시를 열고 인간의 삶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보면, 하늘의 뜻이 인간 세상에 펼쳐지는 출발을 상징한다고 읽을 수 있다. 그 출발점에 놓인 말이 홍익인간이다.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짧은 네 글자에는 누구를 이롭게 할 것인지 따로 경계를 긋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기념하는 10월 3일 개천절은 이러한 오래된 전승이 근대의 민족 기념일로 이어지고 대한민국의 국경일로 자리 잡은 날이다.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개천절은 3·1절·제헌절·광복절과 함께 국경일로 법제화되었고, 오늘날에는 한글날까지 더해 대한민국의 다섯 국경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신화의 사실 여부만 따지는 데 머물면 개천절이 전해 온 뜻의 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하늘을 열었다는 이야기가 수천 년을 지나 오늘까지 전해지는 까닭은 그 이야기 속에 사람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열리고 환웅이 내려오며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는 장대한 설화의 한가운데에 뜻밖에도 정복이나 부강이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말이 놓여 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오래된 말 앞에 오늘의 우리를 다시 세워 본 것이다. 개천절을 맞이하여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처음 품었던 참뜻을 되돌아보고, 그 뜻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묻는 데 이 시의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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