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運命 운명/ChatGPT와 대화를 통한 구성

92. 運命 운명 거(居)운: 내(耐), 재(財), 해(海), 서(鋤)

千里之行始足下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천리지행시족하

積水成淵要忍耐 적수성연 인내를 요구하네.

적수성연요인내

門迎春夏秋冬福 대문으로는 사계절의 복을 맞이하고

문영춘하추동복

戶納東西南北財 방문으로는 동서남북 재물을 들이네.

호납동서남북재

健康長壽凌太山 건강 장수는 태산을 능가하고

건강장수능태산

富貴榮華響滄海 부귀영화는 창해를 울리네.

부귀영화향창해

南柯一夢昨夜夢 남가일몽 어젯밤의 꿈

남가일몽작야몽

安分知足執握鋤 안분지족에 호미를 움켜쥐네.

안분지족집악서

8. 거(居)운: 거, 게, 계, 녀(려, 례), 개, 괘, 쾌, 내(래), 대, 몌, 매, 서, 세, 새, 쇄, 어, 여, 예, 왜, 저, 제, 재, 처, 체, 채, 터, 태, 폐, 패, 허, 혜, 훼, 해: 거(居) 운은 활용 범위가 넓은 압운(押韻)이다.

* 3/4구의 입춘축(立春祝)을 재구성한 것이다. ChatGPT가 이러한 구성을 해 주지는 못하지만, 대화를 통해 생각을 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ChatGPT와 함께 쓰다

청춘은 누구에게나 크고 원대한 계획으로 시작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말처럼, 자신의 첫발이 먼 미래의 결실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작고 미약한 시작일지라도 하루하루를 인내로 쌓아가면 언젠가 큰 성취에 이를 수 있으리란 기대 속에서 젊음을 투자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 믿음에는 작은 물방울도 모이면 깊은 연못이 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남가일몽(南柯一夢)은 중국 당나라 때의 고전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에 등장하는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순우분(淳于棼)은 술에 취해 남가수(南柯樹) 아래서 잠이 든다. 그 순간 꿈속에서 개미 나라로 들어가 공주와 혼인하고 고위 관직인 태수가 되어 권세를 누린다. 나라는 평화롭고, 중신(重臣)으로 존경받으며 수년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전쟁이 일어나고 그는 왕의 신임을 잃고 모든 것을 빼앗긴 채 관직에서 쫓겨난다. 공주와도 이별하고, 홀로 남은 그는 꿈에서 깨어난다. 현실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여전히 뽕나무 아래 누워 있었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개미굴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개미 나라의 태수로 살았던 그 삶은 결국 꿈이었다.

남가일몽(南柯一夢)이란 바로 그 한바탕의 꿈, 순간의 권세와 영화가 얼마나 쉽게 사라지는지를 일깨우는 고사로 알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의 욕망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이야기다. 현실에서 도달할 수 없더라도 그 찰나의 영화는 삶을 견디게 하는 상상력이고, 어쩌면 현실보다 더 진실하게 가슴을 흔든다. 꿈속에서라도 누렸기에 깨어났다는 사실이 더 아쉽고, 그 장면이 더 오래 남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 꿈이야말로 인생 전체에서 가장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가일몽은 단지 덧없는 환상이 아니라 모두가 품는 보편적 갈망의 형상이다. 부귀영화, 장수, 건강을 누가 바라지 않겠는가마는 모두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어떤 이에게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고, 어떤 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운명의 장벽이 길을 막는다. 

남가일몽(南柯一夢)과 같은 일은 아니었지만, 어젯밤에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단꿈을 꾸었다. 평소의 무의식이 표출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깨고 나니 참으로 아쉬웠다. 인생이란 그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견뎌내는 일이다. 다스릴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단꿈을 아쉬워하며, 안분지족(安分知足)이란 유치한 말로 마음을 다스리며, 호미를 들고 잡초와의 싸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