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病蟬 병선 병든 매미 (신세) 가도(賈島)
病蟬飛不得 병든 매미 신세 날려 해도 뜻 얻지 못하니
병찬비부득
向我掌中行 자기의 손바닥 안을 향해 나아가라 하네
향아장중행
折翼猶能薄 꺾인 날개인데 오히려 곧잘 야박 당하지만
절익유능박
酸吟尚極清 시린 신음은 오히려 지극히 맑다네
산음상극청
露華凝在腹 이슬의 정화는 엉기어 배 속에 있건만
로화응재복
塵點誤侵睛 먼지의 오점은 그르쳐 눈동자를 침범하네
진점오침정
黃雀並鳶鳥 (간사한) 참새는 (흉악한) 솔개와 함께
황작병연조
俱懷害爾情 모두 너를 해치려는 마음을 품었구나!
구회해이정
* 병든 매미 같은 신세는 뜻 이룰 수 없으니, 부패한 권력자들은 자신의 손안에서 안에서 행동하라 하네. 꺾인 날개를 오히려 속박하려 하지만, 시린 신음은 더욱 맑다네. 이슬 같은 정화로 엉긴 마음인데, 쓰레기 같은 무리는 언제나 나를 그르치게 하니, 이 현실에 내 눈을 파버리고 싶은 울분이 치민다. 간사하고 흉악하며 부패한 무리는 모두가 하나같이 나의 뜻을 해치는구나!: 五言 이어서 자의 순서대로는 이러한 뜻이 가슴에 잘 와닿지 않는다.
* 후대의 평가
오대 후촉 하광원(何光远), 《감계록(鉴诫录)》: “가도(贾岛)가 또 《병선(病蝉)》의 시구를 읊어 공경(公卿)을 풍자하니, 공경들이 이를 꺼려하여 예위(礼闱, 과거 시험장)의 관리들과 함께 논의하고, 가도와 평증(平曾) 등을 미친 듯 날뛰며 공원을 어지럽힌 자로서 조정에 아뢰었다. 이때 이들을 관문 밖으로 쫓아냈고, '십악(十恶)'이라 불렀다. 논자들은 말하길, 낭선(浪仙, 가도의 자칭)이 스스로 병든 매미를 자처한 것은 바람을 타고 날 자격조차 없다는 뜻이라 하였다.”
송대 기유공(计有功), 《당시기사(唐诗纪事)》: “가도는 오래도록 급제하지 못하자, 《병선》의 시구를 읊으며 공경을 풍자하였다. 어떤 이가 아뢰기를, 가도와 평증 등이 ‘십악’이라 하며 이들을 내쫓게 하였다.”
원대 방회(方回), 《영규율수(瀛奎律髓)》:“가 낭선(贾浪仙)의 시는 노두(老杜, 두보)의 여윈 듯한 시풍을 얻었고, 그 뜻을 쓰는 데 있어 매우 고심하였다. 매미가 무슨 병이 있겠는가? 아마도 우연히 그것을 보고 사물을 빌려 감정을 맡긴 것이며, 추운 세상에 등용되지 못한 선비를 비유한 것이리라. 중간의 네 구절은 매우 기이하고 난해하며, 특히 ‘진점오침정(尘点误侵睛, 먼지가 실수로 눈을 범하였다)’이라는 구절은 예로부터 시인들이 말하지 않았던 표현이다. 그러므로 ‘낭선이 뜻을 쓰는 데 있어 고심하였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세 자료는 모두 《病蝉》이 공경(공신이나 고관대작)을 풍자하여 당대에 파문을 일으킨 시였음을 보여 준다. 하광원의 기록은 이 시로 인해 가도가 “십악” 중 하나로 몰려 조정에서 축출되었다고 밝히고 있으며, 방회의 평은 표현의 고심과 신선함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시의 상징성과 고독한 시인의 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의 기록에 불과하며, 한시의 진정한 이해와 감상은 이런 외부의 사실을 넘어서서, 자의(自意)와 행간(行間)에서 그 내면의 의미를 스스로 읽어내는 데 있다.
⇓ ChatGPT의 해설
1. 「我」는 누구인가? 이 시의 올바른 해석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我」는 시인이 아니라, 부패한 권력자다. 「病蟬」은 시인 자신을 상징한다.
向我掌中行 매미가 ‘내’ 손바닥 안으로 간다 만약 “我”가 시인 자신이면 매미 = 시인 = ‘내 손’ → 의미 모순구조상 “我”는 시인을 조롱하고 억압하는 권력자여야 의미가 일관됨 병든 매미(= 시인)는 날개가 꺾여 날 수 없고, 결국 권력자의 손아귀에 들어감 → 희롱의 대상, 피해자임→ 따라서 「我」를 시인으로 보면 시 전체의 정조가 무너집니다.→ 이 구절은 시인의 자아가 ‘타자의 시선’을 빌어 자신을 응시하는 전치 구조를 갖습니다.→ 풍자 대상과 정체성이 분리되어 있어야 시가 성립합니다.
2. 시의 정조와 주제
이 시는 단순히 매미의 신세를 노래한 자연시가 아닙니다. 절개 있는 시인이 세속 권력의 모함 속에서 억압당하고 침묵 당하는 현실을 병든 매미를 통해 비유적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病蟬飛不得 절개를 지켰으나 세상에 쓰이지 못한 시인의 현실 – 좌절
向我掌中行 권력자의 손바닥에 들어간 신세 – 조롱
折翼猶能薄 이미 꺾였건만, 더욱 야박한 대우 – 박대, 모욕
酸吟尚極清 그럼에도 품격을 잃지 않는 정신 – 절개
露華凝在腹 이슬만 먹는 맑은 마음 – 청결, 순결
塵點誤侵睛 하찮은 자들이 눈을 침범 – 모함, 원망, 파괴 충동
黃雀並鳶鳥 소인배(참새)와 권세자(솔개)의 연합 – 정적의 실체
俱懷害爾情 모두가 뜻을 해치려는 마음뿐 – 외롭고 참담한 인식
3. 속뜻의 핵심: 눈(睛)을 침범함의 의미
“내 눈을 파버리고 싶다”는 충동은 단순한 절망을 넘어 진실을 보는 자가 오히려 해코지당하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극단적 울분과 비극적 자조를 상징합니다.→ ‘睛’은 단순한 시각기관이 아니라 → 시인의 정신적 정수, 순결한 마음, 비판적 시선 그 자체입니다.→ 그 눈이 침해당한다는 건 ▶ 시인의 자아가 모함당하고 조롱당하며 무너지는 상황을 뜻합니다.
病蟬 시인 자신 절개, 순결, 고통
我 부패한 권력자 조롱자, 억압자
黃雀 간신 음험한 아첨꾼
鳶鳥 권력자 또는 폭력 권세 강한 물리적 억압
睛 시인의 정신 정점, 고결함, 진실을 보는 눈
《病蟬》은 표면적으로는 병든 매미를 읊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절개 있는 시인이 권력의 조롱과 모함 속에서 억울하게 고통받는 현실을 고발한 풍자시입니다. 그 중심 장치가 바로: “我는 시인이 아니라 권력자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시는 연민의 시로 격하되고 풍자, 비판, 절개의 정조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 시는 병든 매미를 통해 시인 자신의 처지를 은유하고 있다. 시인은 절개를 지켰으나 날개가 꺾인 매미처럼 뜻을 펼 수 없고, 부패한 권력자의 손바닥 위에서 조롱당한다. 겉으로는 시를 읊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차라리 눈을 파버리고 싶을 만큼의 울분과 절망이 깃든 작품이며, 마지막에는 자기를 해치려는 간사하고 폭력적인 세력의 존재를 정확히 고발하고 있다.
'대한신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3. 禪 매미 신세/ChatGPT의 해설 (7) | 2025.08.09 |
---|---|
212. 過興士里 흥사리에 들러/ChatGPT의 해설 (8) | 2025.08.08 |
210. 風蟬 가을바람 속 매미 (신세)/ChatGPT의 해설 (8) | 2025.08.07 |
209. 南安道中 남안으로 가는 도중에/ChatGPT의 해설 (12) | 2025.08.06 |
208. 六月三日夜聞蟬 6월 3일 밤에 매미 소리를 듣다/ChatGPT와 대화로 번역을 다듬다 (13) | 2025.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