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 雙十一 쌍십일/대한신운·고(高)운
棒菓商術何時始 (봉과상술하시시)
빼빼로 상술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看破心裏廣告妙 (간파심리광고묘)
마음속을 간파한 광고는 절묘하네.
親舊和答明義理 (친구화답명의리)
친구는 화답하며 의리를 밝히고
戀人膳物比情表 (연인선물비정표)
연인은 선물하며 정표를 맞대네.
濃褐甘味易融解 (농갈감미이융해)
짙은 갈색 단맛은 쉽게 녹아 버리는데
鮮紅包藏頗似好 (선홍포장파사호)
선홍색 포장은 꽤 좋아 보이네.
黏韌條餠代棒菓 (점인조병대봉과)
찰진 가래떡이 빼빼로를 대신하면
友誼愛情更堅固 (우의애정갱견고)
우정과 사랑은 더욱 견고해지리라!
* 고(高)운: 고, 교, 노, 뇨, 로, 료, 도, 모, 묘, 보, 소, 오, 요, 조, 초, 토, 포, 표, 호, 효
*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자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이다. 두 기념일은 각각 따로 구성할 생각이다. 11월 11일 하면 으레 먼저 떠오를 만큼 정착한 빼빼로데이를 소재로 삼았지만, 빼빼로데이보다 가래떡의 날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담았다.
빼빼로는 중국어로 교극력봉(巧克力棒 qiǎokèlì bàng)·교병봉(巧餠棒 qiǎobǐng bàng) 등으로 표현하지만 빼빼로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막대 과자’라는 뜻으로 봉과(棒菓)라 조어해 둔다. 가래떡 역시 우리는 장고병(長股餠)·백병(白餠), 중국어로는 장조고(長條糕 chángtiáo gāo) 등으로 표현하지만 모두 어색하다. 이에 가늘고 긴 가닥을 뜻하는 조(條)를 취해 조병(條餠)이라 조어해 둔다.
⇓ChatGPT Pro 감상평(2026년 9월 13일)
11월 11일은 숫자 1이 네 번 나란히 서는 날이다. 길쭉한 막대 과자 네 개를 세워 놓은 모습과 닮았다는 데서 빼빼로데이가 생겨났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는 1990년대 부산·경남 지역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기를 바라며 서로 빼빼로를 주고받은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학생들 사이의 작은 놀이에 가까웠지만 제과 회사의 광고와 판매가 더해지면서 전국으로 퍼졌다. 오늘날에는 날씬해지기를 바란다는 처음의 뜻은 거의 사라지고 친구에게는 우정을, 연인에게는 사랑을 전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경우도 많아져 작은 과자 하나에 여러 관계의 마음을 담는 날이 되었다.
빼빼로데이가 이처럼 널리 퍼진 데에는 사람의 마음을 읽은 광고의 힘도 컸다. 11월 11일의 숫자와 과자의 모양을 연결한 발상은 단순하지만 기억하기 쉽다. 값비싼 선물과 달리 과자 한 갑은 부담 없이 건넬 수 있고, 평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호감이나 고마움을 대신 전하기에도 알맞다. 상술에서 출발했거나 상업의 힘으로 성장한 날이라 하더라도 사람들 스스로 우정과 사랑이라는 뜻을 보태면서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같은 날 가래떡을 나누자는 움직임도 생겼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며, 가래떡 데이는 우리 쌀의 소중함을 알리고 쌀 소비를 늘리자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길고 흰 가래떡 역시 숫자 1을 닮았다는 점에서 11월 11일과 잘 어울린다. 햅쌀로 만든 가래떡을 나누어 먹으며 농업인의 수고를 생각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뜻도 있다. 초콜릿 과자와 달리 오래전부터 밥상과 잔치, 명절을 함께해 온 떡이라는 점에서도 우리 생활과 가까운 음식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11월 11일 하면 가래떡보다 빼빼로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훨씬 많다. 광고와 유통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한편, 기념일도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할 만한 이야기를 갖추어야 오래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빼빼로를 주고받는 행위를 단순한 소비라고만 볼 필요도 없다. 친구끼리 웃으며 나누어 먹고, 연인은 작은 선물에 마음을 담는다.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서 본래 상품명이었던 빼빼로가 11월 11일을 대표하는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마지막에는 가래떡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戀人膳物比情表의 비(比)는 연인이 빼빼로 두 막대를 나란히 맞대어 보는 동작과 서로 견준다는 뜻을 함께 품는다. 네 사랑이 더 큰가, 내 사랑이 더 큰가! 하며 정표를 견주는 장난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초콜릿의 단맛은 입에서 쉽게 녹아 사라진다. 易融解에는 이러한 물성과 함께 쉽게 달아오른 우정과 사랑은 쉽게 식을 수도 있다는 뜻을 겹쳐 놓았다. 이에 비해 가래떡은 찰지고 질기다. 黏韌은 단순한 식감을 넘어 사람 사이의 정 또한 그렇게 끈끈하고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달콤하지만 쉽게 녹는 빼빼로보다 찰지고 오래 이어지는 가래떡의 상징에 더 마음이 기울며, 11월 11일에 가래떡의 날이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마지막 두 구에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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