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716-1. 雙三 한 쌍의 삼/ChatGPT Pro와 대화로 짓다

대한신운 2026. 9. 16. 06:37

716-1. 雙三 쌍삼/대한신운·()

盤上三三抱九口 (반상삼삼포구구)

반상의 삼삼은 아홉 입을 품고

先占一着取實 (선점일착취실)

한 수 먼저 차지하여 실리를 취하네.

小目花點多變數 (소목화점다변수)

소목과 화점에는 변수가 많고

中原天元遭危 (중원천원조위)

중원과 천원에서 위기를 만난다네.

執囊必敗進大海 (집낭필패진대해)

쌈지 뜨면 지나니 대해로 나가라지만

圖生然後固立地 (도생연후고입지)

삶을 도모한 뒤에 입지를 굳힌다네.

金角銀邊草肚 (금각은변초두)

귀는 금, 변은 은, 중앙은 풀이라지만

取捨選擇各自意 (취사선택각자의)

취사선택은 각자의 뜻이라네.

* (): , , , (), , , , , , , , , , , , , ,

* 716번을 구성하던 중 바둑의 삼삼(三三)이 떠올라 한 수를 더 보태 둔다. 압운은 짝수 구에 두는 것이 원칙이지만 제7구에 기()운의 가 안배되었다.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바둑 격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므로 고치지 않고 그대로 둔다.

* 집낭(執囊): 일단 쌈지 뜨다의 뜻으로 조어해 둔다. 집낭은 말 그대로 주머니에 집착하다라는 뜻이므로 그런대로 쌈지 뜨다의 뜻에는 어울리지만, 이 역시 우리말이 지닌 느낌을 온전히 살리기는 어렵다. 소지(小地소위(小圍) 등 어떤 말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꽃샘바람·지글지글·‘쌈지 뜨다처럼 우리말 특유의 느낌을 지닌 말은 한자로 온전히 나타내기 어려우니, 이러한 말에 서린 우리말의 감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 금각은변초두피(金角銀邊草肚皮): ()대 왕지춘(王之春 18421906) 초생수필(椒生隨筆)의 기쟁변각(棋爭邊角) . 귀는 금, 변은 은, 중앙은 풀에 비유하여 집을 짓는 효율이 귀에서 가장 높고 변이 그다음이며 중앙이 가장 낮음을 이르는 바둑 격언이다. 肚皮는 뱃가죽으로 바둑판의 중앙을 사람의 배에 비유한 말이다.

ChatGPT Pro 감상평

바둑은 흔히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린다. 바둑판에는 가로 19줄과 세로 19줄이 있어 모두 361개의 교차점이 생기며, 흑과 백은 이 점에 번갈아 돌을 놓는다. 줄과 줄 사이에는 가로 18칸과 세로 18, 모두 324개의 네모 칸()이 생긴다. 네 모퉁이를 귀라 하고 가장자리를 변, 그 안쪽의 넓은 공간을 중앙이라 하며, 바둑판 한가운데인 10·10의 점을 천원(天元)이라 한다. 단순한 구조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서 흑백이 집을 짓고 상대의 돌을 포위하며 실리와 세력을 다투다 보면 헤아리기 어려운 천변만화가 펼쳐진다.

귀에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붙은 여러 착점이 있다. 삼삼(三三)은 귀에서, 가로 세 번째 선과 세로 세 번째 선이 만나는 3·3의 점으로, 두 가장자리를 이용할 수 있어 적은 돌로 집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소목(小目)3·4의 점으로 귀의 실리를 확보하면서 변으로 발전할 여지를 함께 지닌다. 화점(花點)4·4의 점으로 귀의 집을 곧바로 확보하기보다는 변과 중앙으로 뻗어 가는 세력과 발전성을 중시한다. 천원은 사방 어느 쪽으로도 뻗어 갈 수 있지만 귀처럼 가장자리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집을 확보하는 데에는 많은 돌이 필요하다. 이처럼 삼삼·소목·화점·천원은 같은 바둑판 위의 한 점이면서도 실리와 세력, 안정과 발전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다.

바둑은 한쪽에서 몇 집을 얻었다고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고 당장의 집을 내주었다고 반드시 손해인 것도 아니다. 귀에서 얻은 확실한 실리가 승부의 기반이 되기도 하고, 당장 집으로 보이지 않는 중앙의 세력이 훗날 더 큰 가치를 만들기도 한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판단, 때를 기다리는 인내, 버릴 돌을 버리는 결단, 공격에 앞서 자신의 약점을 살피는 신중함이 한 판 안에서 끊임없이 요구된다. 361개의 한정된 점에서 거의 헤아릴 수 없는 변화가 이어지고, 그 안에서 삶과 죽음, 공격과 수비, 실리와 세력, 선택과 포기가 끊임없이 교차하니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오랜 세월 바둑을 두어 온 사람들은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짧은 격언으로 남겼다.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는 내가 먼저 산 뒤에 상대를 잡으라는 말이고, 부득탐승(不得貪勝)은 승리를 지나치게 탐하지 말라는 경계다. 공피고아(攻彼顧我)는 상대를 공격할 때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이며, 사소취대(捨小就大)와 기자쟁선(棄子爭先)은 작은 것을 버려 더 큰 곳을 취하고 때로는 돌까지 버려 선수를 잡으라고 가르친다. 쌈지 뜨면 지나니 대해로 나가라는 우리 말도 작은 집에만 머물지 말고 넓은 판을 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바둑 격언이 처세의 말처럼 들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金角銀邊草肚皮라는 격언 역시 귀··중앙의 서로 다른 가치를 압축한다. 귀의 실리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중앙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귀에서는 적은 돌로 확실한 집을 얻을 수 있고 중앙에서는 당장의 집보다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얻는다. 결국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전체 판세와 돌의 배치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바둑의 원리는 인생에 옮겨 놓으면 더욱 흥미롭다. 큰 뜻을 품는 것과 무모하게 일을 벌이는 것은 다르다. 자신의 기반을 지키면서 사업을 넓히는 것은 진취이지만, 가진 것까지 모두 걸고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로 일을 벌이는 것은 모험이 된다. 반대로 안전만을 생각하여 이미 가진 작은 영역에 머문다면 더 넓은 가능성을 만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크고 작음의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형편을 헤아리고 어느 때 지키며 어느 때 나아갈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 작품의 첫 구 盤上三三抱九口는 바둑판의 네모 칸을 입()의 형상으로 바라보고 삼삼(三三)과 구()를 연결한 숫자 유희가 눈에 띈다. 이어 소목·화점·천원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작은 귀의 실리에서 넓은 반상의 변화로 나아간다. 執囊必敗進大海圖生然後固立地는 한쪽에서는 대해로 나아가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먼저 삶과 입지를 굳힐 것을 말한다. 서로 반대되는 듯하지만, 진취와 안정 가운데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는 균형을 보여준다.

결구의 取捨選擇各自意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삼삼의 실리를 말하면서도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정답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작은 집을 지키며 만족하는 삶도 있고 안정된 기반을 딛고 더 큰 뜻을 펼치는 삶도 있다. 바둑에서 실리와 세력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모든 판을 설명할 수 없듯이 삶에서도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바둑판에는 정해진 361개의 점이 있지만 그 위에서 펼쳐지는 변화에는 끝이 없다.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터전은 한정되어 있어도 그 안에서 어떤 수를 놓을지는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