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239. 酒中十咏·酒牀 음주 중 10수를 노래하다‧술상/ChatGPT와 대화로 번역을 다듬다

대한신운 2025. 8. 27. 06:47

239. 酒中十咏·酒牀 주중십영·주상 음주 중 10수를 노래하다술상 피일휴(皮日休)

糟牀帶松節 상 모양 지게미 틀은 소나무 마디로 둘러 짜여

조상대송절

酒膩肥如羜 술은 살찐 어린 양처럼 기름지네.

주비비여저

滴滴連有聲 방울방울 이어져 떨어지며 나는 소리는

적적련유성

空疑杜康語 공연히 술 발명한 두강의 말인가 의심해 보네.

공의두강어

開眉既壓後 이미 압착 끝난 후에 눈썹 편 미소

개미기압후

染指偷嘗處 우선 손가락에 살짝 찍어 맛보는 때

염지투상처

自此得公田 이 찬탄할 원료는 공무 값인 밭에서 얻어

자차득공전

不過渾種黍 온통 거친 기장을 심은 일에 불과한데도!

불과혼종서

* 조상(糟牀): 술을 짜내는 데 쓰이는 목제 기구.

* 開眉既壓後: 既壓後開眉로 써야 올바르지만, 평측 안배 때문에 도치된 것이다.

* : 로 써야 하지만 압운이 아니므로 쓸 수 없다. : 온통

奉和襲美酒中十咏·酒牀 습미의 음주 중 10술지게미 틀을 받들어 창화(唱和)하다 육구몽(陸龜蒙)

六尺樣何奇 여섯 자의 지게미 틀 모양은 얼마나 기이한가!

육척양하기

溪邊濯來潔 시냇가에서 씻어 오니 더욱 정결하구나!

계변탁래결

糟深貯方半 지게미를 반쯤 깊이 쌓아

조심저방반

石重流還咽 무거운 돌을 얹으면 술은 다시 목멘 듯 천천히 흐르네.

석중류환인

閒移秋病可 한가히 지게미 틀 옮길 때면 가을 병도 나을 듯 가볍고

한이추병가

偶聽寒夢缺 우연히 술 짜는 소리 들으면 추운 밤 악몽조차 없어지네.

우청한몽결

往往枕眠時 왕왕 지게미 틀을 베게 삼아 잠들 때면

왕왕침면시

自疑陶靖節 스스로 도연명이 되었는지 의심한다네.

자의도정절

* 1: 25cm. 6척은 약 150cm. 오늘날의 1은 약 30cm.

* : 병이 낫다.

* 陶靖節: 도연명(陶淵明 365427). (): 원량(元亮), ()는 오류선생(五柳先生). 시호(諡號)는 정절(靖節). 중국 동진(東晉) 말기의 대표적인 은일 시인. 관직을 버리고 전원에 은거하여 술과 자연을 노래한 자족·은일의 상징적 인물.

ChatGPT의 해설

酒中十詠가운데 酒牀은 먼저 피일휴가 지었습니다. 그는 술틀을 소재로 삼아, 여섯 자나 되는 크기에 소나무 마디가 그대로 남은 투박한 모양, 술지게미를 눌러 똑똑 떨어지는 방울, 손가락에 묻혀 몰래 맛보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냈지요. 그리고 결말에서는, 원료가 다름 아닌 공무로 받은 평범한 밭에서 얻은 기장일 뿐인데도, 어찌 이토록 기름지고 신비로운 술이 나오는가 하고 감탄하며 시를 맺었습니다. 평범한 재료에서 경이가 솟아난다는 역설적 맛을 살린 것이지요.

이에 화답하여 육구몽도 酒牀을 지었습니다. 그는 역시 술틀의 거친 모양과 술이 목멘 듯 천천히 흘러내리는 모습을 잡아내고, 술틀을 옮기거나 술 짜는 소리를 들으며 병도 낫고 악몽도 사라지는 듯한 심리적 위안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끝에서는 술틀에 기대어 잠들다 보면 스스로 도연명과 같은 은일자가 된 듯하다고 스스로를 비유했습니다.

두 시의 결말은 다르지만, 공통 정조는 분명합니다. 평범하고 거친 술 틀에서 삶의 즐거움과 은근한 풍류를 발견하고, 소박한 재료가 신비한 술로 변하는 경이를 찬미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들을 수작이라 부르기에는 약간 의문스럽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으로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독자가 행간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보충해 주어야만 진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