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274. 차운과 운의 차이‧ChatGPT의 번역 수준

대한신운 2025. 9. 26. 06:23

274. 學士樓柱聯 학사루 주련(柱聯)

七月蟬聲滿一 칠월 매미 소리 누각에 가득하고

칠월선성만일루

登臨回顧叉傷 올라 회고하니 또다시 슬픈 가을

등림회고차상추

長林上下高城出 긴 숲 상하로 높은 숲 드러나고

장림상하고성출

大野東南二水 큰 들 동남으로 두 물줄기 흐르네.

대야동남이수류

學士已乘黃鶴去 학사는 이미 황학을 타고 가 버렸으니

학사이승황학거

行人空見白雲 행인은 공연히 흰 구름만 보며 머무네.

행인공견백운류

可憐風物今猶昔 가련한 풍물은 지금도 옛날처럼 변함없는데

가련풍물금유석

常有詩篇揭軒 그래도 늘 시편만은 처마 끝에 걸려 있구나!

상유시편게헌두

* 학사루(學士樓):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에 있는 누각. 통일신라시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을 때 이 누각에 자주 올랐다 하여 학사루라 불리었다.

* 주련(柱聯): 건물 기둥에 붙이는 대련(對聯) 또는 시 전체. 보통 좌우 한 쌍으로 이루어지며, 정자·누각·서원·사찰 등에 걸려 건물의 성격과 주인의 뜻을 나타낸다.

* 차운(次韻)과 운()의 차이: 차운은 타인이 쓴 작품에서 압운을 빌린다는 뜻이다. 학사루 주련압운은 , , , , 이다. 아래의 시제가 學士樓韻이 아닌 次韻學士樓라면, , , , , 순서대로 압운해야 한다. 그런데 學士樓韻의 압운은 , , , , 이므로 차운과는 관계가 없이 자신의 감흥으로 지은 것이다.

學士樓韻 학사루 운치 옥계(玉溪) 노진(盧禛)

山水縈回別一天 산수는 굽이 돌아 또 하나의 천국

산수영회별일천

樓居此地怳遊仙 누대 있는 이 땅은 마치 신선이 노닌 듯

루거차지황유선

村連碧篠凉侵席 마을은 푸른 대숲에 이어져 서늘함이 자리를 덮고

촌련벽죽량침석

煙暝長林影蘸筵 안개는 긴 숲을 어둡게 하며 그림자는 자리를 담그네.

연명장림영잠연

佔畢風流年過百 점필 선생 풍류의 해 백년이 지났고

점필풍류년과백

孤雲陳跡歲垂千 고운 선생 오랜 자취 천년에 드리웠네.

고운진적세수천

人間俯仰空延佇 인간 세상 굽어보고 우러러도 헛되이 머물 뿐

인간부앙공연저

嘯詠欄楯憶少年 난간에 기대어 읊조리며 소년 시절을 추억하네.

소영란순억소년

* 옥계(玉溪) 노진(盧禛 15181578): 대사헌,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본관은 풍천(豊川). 자는 자응(子膺), 호는 옥계(玉溪칙암(則庵). 함양 출신.

1537(중종 32) 생원시에 합격하고, 1546(명종 1) 증광 문과에 을과로 급제, 승문원의 천거로 박사가 되고, 전적·예조의 낭관을 거쳐 1555(명종 10) 지례현감(知禮縣監)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선정을 베풀어 높은 치성(治聲)을 들었으며 청백리로 뽑혔다. 증광시(增廣試): 나라에 큰 경사가 있을 때 실시한 과거시험이다. 옥계문집(玉溪集)이 전한다. 시호는 문효(文孝)이다.

* 孤雲陳跡歲垂千: 고운 선생이 함양 태수로 부임하여 위천의 물길을 돌려 상림공원을 조성한 일을 가리킨다.

學士樓韻 학사루 운치ChatGPT의 번역

山水縈回別一天 산수는 굽이쳐 돌아 또 하나의 하늘을 이루고

樓居此地怳遊仙 누대에 거하니 마치 신선이 노니는 듯하네.

村連碧篠凉侵席 마을은 푸른 대숲에 이어져 서늘함이 자리를 덮고

煙暝長林影蘸筵 저녁 안개 긴 숲 그림자 연석에 잠기네.

佔畢風流年過百 풍류를 차지하여 이미 백 해가 지났고

孤雲陳跡歲垂千 외로운 구름 옛 자취는 천 년에 이르네.

人間俯仰空延佇 인간 세상 굽어보고 우러러도 헛되이 오래 머물 뿐

嘯詠欄楯憶少年 난간에 기대어 휘파람 불며 시 읊조리니 소년 시절이 그립도다.

* 山水縈回別一天: 이처럼 직설적이고 문법에 맞게 표현한 구는 정확하게 번역된다.

* 樓居此地怳遊仙: 평측 안배 때문에 도치되었다. 누대 있는 이 땅은 마치 신선이 거주하며 논 듯하다는 뜻이다. 자의 순서대로만 번역하려는 특징이 드러난다.

* 佔畢孤雲이 인명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다른 번역에서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 이처럼 대체로 뜻이 명확한 내용은 대의를 이해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른 문장의 花林, 尋眞, 猿學에서 아랫부분에 지명을 알려주고 있는데도 진리를 찾고, 학이 배운다고 번역한다. 또한 함축 은유 도치의 번역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현재까지는 기계적 번역이며, 특히 시 번역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지 못한다. 또한 의역이 심하다. 이러한 문제들이 언제쯤 해결될 것인지 매일 확인해 둔다. 이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창작에 있어서는 아직 요원하다. 2025926일 현재까지 한 수도 내가 원하는 내용으로 짓지 못했다.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도 마찬가지다. 부분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