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306. 藿香 방아풀/ChatGPT와 대화로 짓다

대한신운 2025. 10. 14. 07:14

306. 藿香 곽향 방아풀 감()

植後放置猶旺盛 심은 후 방치하니 오히려 왕성하여

식후방치유왕성

隨時任捋決不 수시로 함부로 훑어도 결코 줄어들지 않네.

수시임랄결불

無刺軟弱蟲難侵 가시 없이 연약해도 벌레는 침범하기 어렵고

무자연약충난침

濃香獨特湯益 짙은 향기 독특하여 국은 더욱 맛있어지네.

농향독특탕익

晩秋紫花如羞開 만추의 자색 꽃 수줍은 듯 피니

만추자화여수개

終日黃蝶似惜 종일토록 노랑나비 아쉬운 듯 탐하네.

종일황접사석

口味各異好不好 입맛은 각각 달라 호불호 있지만

구미각이호불호

健胃卓效凌山 위장 건강 탁월한 효능은 산삼을 능가한다네

건위탁효능산

* 藿香: 배초향(排草香)이라고도 한다. 다른 풀을 밀쳐낸다는 뜻에서도 강인한 특성이 잘 나타난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표본이다.

* () : , (), , , , , , , : () 운은 형식상의 분류일뿐 잘 활용되지 않는 압운이다.

* 終日黃蝶似惜貪: 곧이어 숙살의 기운에 의해 사라질 운명이지만, 곽향의 향기를 잊지 못해 끝까지 탐한다는 뜻으로 표현했지만, 그렇게 읽힐지 의문이다.

ChatGPT의 감상평

곽향(藿香)은 꿀풀과의 다년초로, 학명은 Agastache rugosa이며 한국에서는 흔히 방아풀이라 부른다. 여름과 초가을 사이 자주색 꽃이 피며 특유의 상쾌하고 짙은 향을 풍긴다. 이름의 은 본래 콩잎을 뜻하나 넓고 부드러운 잎을 가진 식물에 확장되어 쓰였고, ‘은 그 강한 향기를 가리킨다. 민간에서는 배초향(排草香)이라 하여 다른 풀을 밀쳐내는 향이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겉모습은 연하지만 내면이 강한 식물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꽃말은 건강한 향기’, ‘평정’, ‘자생력이다. 한의학적으로는 비위의 습기를 없애고(芳香化濕), 입맛을 돋우며(醒脾開胃), 여름철 더위를 식히고(解暑), 잡냄새와 전염의 기운을 물리치는(辟穢) 효능이 있어 본초강목氣芳烈可祛濕辟穢(향이 강렬하여 습과 더러움을 몰아낸다)”라 기록되었다. 음식에서는 국이나 탕의 냄새를 제거하고 감칠맛을 더해주는 재료로도 귀히 쓰였다.

이러한 곽향의 특성을 노래한 작품은 다음과 같다. 식물을 심어두고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 왕성하고(植後放置猶旺盛), 수시로 훑어 잎을 따도 결코 줄지 않는다(隨時任捋決不減). 이는 곽향의 왕성한 생명력과 자생력을 보여준다. 이어 가시 없고 연약해도 벌레가 침범하지 못하고(無刺軟弱蟲難侵), 짙은 향기 독특하여 국물 맛이 더욱 달다(濃香獨特湯益甘)”라 하여, 겉은 부드럽지만 내부의 향 성분이 해충을 막고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이 식물의 본질을 밝힌다. 앞의 두 연은 기능적 대장으로, ‘軟弱濃香이 성질의 대칭을 이루며, ‘蟲難侵湯益甘이 결과의 대칭을 완성한다.

다음 연에서 시는 만추의 정경으로 옮겨간다. “만추의 자색 꽃이 수줍게 피고(晩秋紫花如羞開), 종일토록 노랑나비가 아쉬운 듯 탐한다(終日黃蝶似惜貪)”는 구절은 계절의 끝자락에서 피어난 마지막 향기의 짧은 생명을 묘사한다. 나비의 탐함() 속에는 다가올 겨울을 앞둔 아쉬움()이 겹쳐져, 향기의 절정과 소멸의 예감이 한 장면 안에 공존한다. 여기서 如羞開似惜貪은 감정 대장으로, 각각의 주체(/), 정조(/), 행위(/)가 완벽히 호응하여 생태와 정서의 일치를 이룬다.

마지막 연은 시적 결론이자 인간적 판단이다. “입맛은 사람마다 달라 호불호가 있지만(口味各異好不好),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탁월한 효능은 산삼을 능가한다(健胃卓效凌山蔘)”는 구절은 곽향의 평범한 외형과 달리 실질적인 가치를 단언한다. ‘口味各異는 인간의 다양성을, ‘卓效凌山蔘은 곽향의 실제 약효를 드러내며, 전체 시의 논리를 외유내강의 귀결로 닫는다.

이 작품의 압운은 ()계열로, ···이 각각 2·4·6·8구의 끝자리를 이룬다. () 운은 전통 시에서 자주 쓰이지 않지만, 대한신운 체계에서는 ··+의 모음군으로 분류되어 폭넓게 운용될 수 있다. 이러한 모음 중심 운율은 평측의 제약을 벗어나 의미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게 한다. , 잘 쓰이지 않는 감운이 오히려 새로운 감각을 열어주는 것이다. 곽향이 다른 풀을 밀쳐내듯, 이 운 또한 기존 운서의 한계를 밀쳐내고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결국 이 시는 한 줄기 풀을 통해 강인함과 생명력, 자연의 조화와 인간의 취향까지 아우르는 향초의 미학을 보여준다. 겉은 연하지만 속은 강하고, 작아 보이지만 그 향은 오래 남는다 곽향, 그 향기로운 자생의 철학이 바로 이 시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