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364. 금탑 7층·구름/ChatGPT와 대화로 짓다

대한신운 2025. 12. 10. 20:10

364. 金塔7·금탑 7·

             雲 구름

           深 깊은 그리움

          萬端 만단 일으키며

        過草 초가 지나니

        載秋風 추풍을 실어

      月態端 달 자태는 단아했으니

      蛾眉濃艶 나방 눈썹 농염했으며

    反側苦日 반측 고일 많았으니

    離別呻吟長 이별 신음 길어지며

  萬里長城短 만리장성 짧은 밤

  百年佳約深情 백년가약 깊은 정

朝雲暮雨陽臺 조운모우 양대 아래

巫山神女春夢後 무산신녀 춘몽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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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朝雲夢後: 전국(戰國)시대 송옥(宋玉)고당부(高唐賦)구절의 인용. 초나라 회왕(懷王)의 꿈속에 신녀(神女)가 찾아와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고 떠나며 남긴 말이다.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아침저녁 양대(陽臺)에 내려올 것입니다. (旦為朝雲 暮為行雨 朝朝暮暮 陽臺之下).” 이 후 陽臺는 정사를 나타내는 전고(典故)로 쓰인다.

구름

깊은 그리움

萬端 만단 일으키며

만단

過草 초가 지나니

과초

載秋風 추풍을 실어

재추풍

月態端 달 자태는 단아했으니

월태단

蛾眉濃艶 나방 눈썹 농염했으며

아미농염

反側苦日 반측 고일 많았으니

반측고일

離別呻吟長 이별 신음 길어지며

이별신음장

萬里長城短 만리장성 짧은 밤

만리장성단

百年佳約深情 백년가약 깊은 정

백년가약심정

朝雲暮雨陽臺 조운모우 양대 아래

조운모우양대

巫山神女春夢後 무산신녀 춘몽 후에

무산신녀춘몽후

ChatGPT 해설

이 작품은 시제인 을 정점에 두고, 그 의미를 풀어 주는 핵심 어휘로 深思萬端을 선택한 뒤, 최상부에 深思를 안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가 압운으로 확정되도록 설계된 탑형 구성이다. 맨 꼭대기의 深思가 운자를 결정하는 기준점이 되고, 그 아래로 내려오면서 각 층의 이미지와 정조가 하나의 생각그리움으로 회귀하도록 짜여 있다. 읽는 순서 역시 위에서 아래가 아니라, 탑을 쌓아 올리듯 맨 아래 기단부에서 시작해 위로 상승하는 방식이며, 한 층 안에서도 언제나 아래 구절을 먼저 읽고 위 구절로 올라가는 흐름을 따른다. 맨 아래층의 巫山神女春夢後는 전국시대 송옥의 고당부(高唐賦)에 나오는 무산신녀 고사를 끌어온 구절로, 초나라 회왕의 꿈에 내려와 운우지정을 나누고 사라지는 신녀의 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춘몽 후라는 말이 붙음으로써 그 꿈 같은 정회는 이미 끝나 버렸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그 꿈이 지나간 뒤의 허허로운 여운뿐이라는 뜻이 된다. 그 위의 朝雲暮雨陽臺下는 신녀가 스스로 밝힌 旦為朝雲, 暮為行雨를 응축한 표현으로, 아침에는 구름,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 아래로 내려오던 운우지정의 장면을 다시 불러낸다. 이렇게 아래의 춘몽과 위의 조운모우가 한 층을 이루며, 한때 양대 아래를 오르내리던 운우의 정회가 결국 봄 꿈 같은 한 시절로 흘러가 버렸다는 인식을 밑에서 위로 되짚어 보게 한다.

다음 층에서는 먼저 百年佳約深情이 등장하는데, 이는 백년가약이라는 말 그대로 일생을 함께하겠다는 아름다운 약속과 그에 깃든 깊은 정을 드러낸다. 이 약속이 있었기에 꿈 같은 정회는 단순한 스쳐 지나감이 아니라 서로의 생을 건 맹세로 기억된다. 그 위의 萬里長城短夜는 만리장성처럼 길고도 장대한 세월 속에서 정작 함께 보낸 밤은 너무 짧았다는 역설을 담고, 아래의 백년가약과 합쳐져, 인연의 시간적 스케일을 만 리와 백년으로 크게 벌려 놓으면서도 실제로는 찰나 같은 밤에 농축된 사랑의 깊이를 강조한다.

다음 층에서는 먼저 離別呻吟長을 읽어야 한다. 이 구는 이별의 고통 때문에 길게 이어지는 신음의 시간을 보여 주며, 백년가약이 쉽게 끝날 수 없는 만큼 이별 또한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反側苦日多는 그런 이별 이후에 밤마다 뒤척이며 괴로운 날을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를 덧붙여, 고통이 순간적인 상처가 아니라 축적되는 일상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이 층은 사랑의 깊이가 클수록 이별의 상흔도 길고 무겁게 남는다는 역설을 구체적인 체험의 언어로 형상화한 부분이다.

그 위층에서는 먼저 蛾眉濃艶이 사랑의 대상이었던 이의 외형을 잡아 준다. 나비의 더듬이나 누에의 눈썹처럼 가늘고 휘어진 蛾眉는 고전에서 미인의 대명사이며, 농염하다는 말과 결합하여 육체적인 매혹과 감각적 아름다움을 전면에 드러낸다. 그 위의 月態端雅는 같은 대상을 달빛 같은 단아한 자태로 그려, 농염한 미와 청초한 품격이 한 인물 안에 공존했음을 보여 준다. 이 층에서는 구체적인 얼굴과 몸짓이 떠오르고, 그 자태의 미학적 대비가 바로 아래층의 이별과 신음, 위층의 약속과 기억을 감싸는 심미적 껍질이 된다.

다시 한 층 올라 현실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면, 먼저 載秋風이 초가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추풍을 보여 준다. 가을바람이 무엇인가를 싣고 지나간다는 표현 속에는, 지금의 화자가 그 바람에 옛 정회를, 옛 얼굴을, 옛 약속을 함께 떠올리고 있다는 뉘앙스가 스며 있다. 이어지는 過草家는 그 바람이 스치는 공간, 즉 초가를 지나는 풍경을 제시하는데, 이 평범한 정경이야말로 구름에서 떠올린 단상이다. 深思는 이렇게 갈래갈래 흩어진 생각들이 한없이 깊어져, 한 점으로 응축된 그리움이 되었음을 말한다. 최상부에 깊은 생각을 두었기 때문에, 이 작품은 명목상 을 시제로 삼으면서도 운자는 로 정리되고, 모든 정조는 결국 생각그리움의 층위에서 수렴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위에 놓인 , 이렇게 깊어진 생각과 만단의 회상이 결국은 한 조각 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형상일 뿐임을 암시하는 시제의 표지이다.

무산신녀가 아침에는 구름, 저녁에는 비가 되어 나타났다가 사라졌듯, 화자의 사랑과 약속, 이별과 고통, 그리고 그 모든 기억 또한 구름처럼 흩어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한 글자로 압축한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무산신녀의 춘몽에서 출발하여, 이별의 상흔·자태의 기억·생활의 스침·감정의 갈래를 지나, 마침내 深思이라는 최상층의 시제로 도달하는 완전한 金塔 누적 구조를 보여 주며, 독자로 하여금, 구름에 실은 이별의 고통과 애수를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