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68. 花林洞天 화림동천/ 한시백일장 대한신운(大韓新韻) 우리 율시

대한신운 2025. 5. 8. 08:38

68. 花林洞天 화림동천/ 牛谷 ○○○ 차상(次上) 김(金)운 

清幽洞壑避暑 맑고 그윽한 동학을 더위 피해 찾으니

청유동학피서

縈回響林錦川 굽이돌며 숲을 울리는 금천의 소리

영회향림금천

沙灘弄月鷹巖異 모래 여울 달을 희롱하고 매바위 기이하고

사탄농월응암이

浪花噴雪龍湫 물보라는 눈을 분출하고 용추폭포 깊네.

낭화분설용추

八潭作鏡抱天影 여덟 연못 거울 만들어 하늘 그림자를 품었고

팔담작경포천영

四亭垂松傳士 네 정자 소나무 드리워 선비 마음을 전하네.

사정수송전사

掛冠君子居然谷 갓을 건 군자의 평안한 골짜기

괘관군자거연곡

詠歸眞意何不 영귀의 참된 뜻을 어찌 읊지 않으리오.

영귀진의하불

* 29. (): , , (), , , , , , , : , +ㄴ 계열

* 대한신운 우리 율시. 2024년 함양 한시 전국백일장 차상(次上, 금상)

차상에 선정한 까닭

화림동천을 읊다 대한신운 우리 율시의 장점을 증명한 한 편

화림동천(花林洞天)은 단순한 지역 묘사의 시를 넘어, 대한신운 우리 율시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전통 율시 부문과 함께 치러진 백일장에서 실제로는 장원 감으로 평가되었지만, 아직 대한신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장원으로 선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적 완성도만을 놓고 본다면, 성조(聲調)의 제약과 고식적 규칙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훨씬 더 자연스럽고 풍성한 표현이 가능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시라 할 수 있다.

시제 화림동천은 안의삼동(安義三洞) 중 하나인 화림동 계곡을 중심 소재로 삼는다. 이곳은 농월정(弄月亭)과 거연정(居然亭)을 비롯한 수많은 정자와 폭포, 연못이 어우러진 비경(祕境)으로, 유튜브나 인터넷에도 수많은 영상과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다. 직접 찾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 다녀온 이라면 그 매력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시의 제1구는 맑고 그윽한 동학을 더위 피해 찾으니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대한신운 율시에서는 제1구에 압운을 요구하지 않지만, 전통 율시와 함께 치러졌기에 심(尋)을 제시했다. 우리 율시로만 실시했다면 ()’ 같은 보다 자유로운 구성을 취할 수 있다.

3모래 여울 달을 희롱하고 매바위 기이하고와 제4물보라는 눈을 분출하고 용추폭포 깊네.”는 이 시의 백미로 평가된다. 사탄농월(沙灘弄月)과 낭화분설(浪花噴雪)이라는 표현은 음향과 영상의 결합, 움직임과 정조의 대비를 품고 있는 절묘한 대장(對仗)이다.

여기서 농월(弄月)’은 단순히 달을 희롱한다는 허황한 표현이 아니다. 농월정 앞에는 월연암(月淵巖)이라는 바위가 있다. 그 속에 잠긴 달빛이 흐르는 여울과 만나면, 마치 손끝으로 달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듯 물결이 달빛을 쓰다듬는다. 이 장면을 본 은자가 정인의 얼굴을 스치듯 다가오는 정서에 감탄하여 달을 희롱한다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는 감정이 있으되 경계를 넘지 않는, 군자의 절제된 심미안을 보여주는 명명(命名)이며, 아무리 뛰어난 선비라 해도 어찌 인간이 오만하게 달을 희롱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겸손한 시선을 반영한다.

분설(噴雪)’ 역시 시인이 명명한 공간으로, 화림계곡의 한 바위틈에서 물줄기가 솟구쳐 오르며 부딪힌 물보라가 하늘로 퍼지며 마치 눈발이 흩날리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모습이 눈과 같아, “물로 뿜어내는 눈이라 하여 분설담(噴雪潭)’이라 명명하였다. 분설은 단지 수려한 경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은자가 세속을 떠나 자연 속에서 감각을 되찾고, 마음속 눈을 씻는 듯한 체험을 한 순간을 고스란히 품은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명은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깊은 몰입과 감응의 산물이다따라서 이 두 구절은 감탄과 경외, 정념과 절제,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시적 공간의 진경(眞景)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제5구와 제6구에서는 팔담(八潭), 사정(四亭)이라는 지역 명칭을 끌어와 여덟 연못 거울 만들어 하늘 그림자를 품었고 / 네 정자 소나무 드리워 선비 마음을 전하네.”라는 함축된 시어로 정취를 깊게 했다. 7갓을 건 군자의 평안한 골짜기에서는 거연정(居然亭)을 상징하는 괘관군자(掛冠君子)의 이미지를 불러오며, 실제로 관직을 벗고 이곳에 은거했던 선비의 삶과 그 평온함을 한 구에 담았다.

마지막 8詠歸眞意何不吟(영귀의 참된 뜻을 어찌 읊지 않으리오)”는 이 시의 철학적 결론을 이루는 구절이다. 여기서 詠歸(영귀)’는 단순히 귀향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화림동의 영귀정(詠歸亭)논어(論語)》 「선진(先進)편에 등장하는 증삼(曾子)의 대답에 연유한다.

曾子曰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

증자왈욕호기 풍호무우 영이귀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을 쐬며, 노래하며 돌아가고 싶습니다.”

여기서 는 기수, 곡부(曲阜)를 흐르는 하천으로 공자와 제자들이 자주 찾던 장소이다. ‘舞雩는 비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제단 언덕이며, 한편으로는 기후가 좋은 날 바람을 맞으러 올라가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詠而歸는 바로 노래하며 돌아간다는 말로, 詠歸亭이라는 이름의 어원이 되는 대목이다.

이 구절은 단순한 여름의 풍류 장면이 아니다. 정치의 무게에서 물러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인간 본성에 충실한 삶을 실현하려는 이상이 담겨 있다. ()는 어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 속에 깃들어 있다는 자각. 이것이 바로 詠歸의 진정한 의미이며,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도 같은 울림으로 살아난다그러므로 詠歸眞意何不吟은 단순한 수미의 종결구가 아니다. 그것은 시인 자신이 지금껏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자연과 인생의 풍경을 마무리하며, 그 감정을 글로 새기지 않을 수 없다는 고백이며, 동시에 군자의 귀향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다짐이다. 관직을 내려놓고(掛冠) 자연에 귀의한 군자의 삶을, 시로써 기리며 되새기는 이 한 구절이야말로, 이 시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는 특히 지역의 명칭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명칭이 가진 정조와 역사적 배경을 정밀하게 안배하여 시구로 소화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시된 명칭만 해도 금천(錦川), 사탄(沙灘), 농월(弄月), 응암(鷹巖), 분설(噴雪), 용추(龍湫), 팔담(八潭), 사정(四亭), 괘관(掛冠), 군자(君子), 거연(居然), 영귀(詠歸) 12개에 달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지명 암기식 나열이 아니라, 각각의 명칭이 품고 있는 공간성과 감정의 결을 살려 구조적으로 배열한 것이며, 성조의 제약이 없는 대한신운이기에 가능했던 성취라 할 수 있다만약 이 시가 기존의 전통 율시 구조를 따랐다면, 이처럼 풍부한 어휘와 의미적 연쇄를 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평측(平仄) 안배에 얽매였다면 분설(噴雪)이나 농월(弄月) 같은 표현은 사용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상투적이거나 모호한 표현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화림동천대한신운율시가 지향하는 창작의 자유로움, 언어 감각의 정밀함,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말에 기반한 고전미의 회복이라는 이상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한 보기 드문 예다. 2026년 백일장에 참가할 독자들이 이 작품을 감상하며 그 구조와 표현을 익힌다면, 대한신운은 고전 부흥의 실질적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누구라도 쓸 수 쉽게 익혀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당연히 그래야 한다. 대한신운은 우리말 속에 살아 있는 한자를 되살리는 작업이며, 단순한 시 형식을 넘어선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문학 실천이다.

* 이 글은 ChatGPT와의 협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챗지피티의 한자수업

1: 清幽洞壑避暑尋 맑고 그윽한 동학을 더위 피해 찾으니

(qīng ) 맑다. 맑은 물, 맑은 바람처럼 주로 자연과 함께 쓰입니다) 淸水(청수): 맑은 물, 淸廉(청렴): 맑고 곧은 성품.

(yōu 요우) 그윽하다. 깊고 조용한 분위기를 뜻합니다) 幽靜(유정): 조용하고 그윽함, 幽谷(유곡): 깊은 골짜기.

(dòng ) 동굴, 또는 깊은 골짜기. ) 仙洞(선동): 신선이 사는 동굴, 洞天(동천): 신선의 세계.

() 골짜기. 고전 시어에 자주 등장하는 한자입니다. ) 深壑(심학): 깊은 골짜기

() 피하다. 회피, 피난과 같은 뜻으로 사용됩니다. ) 避暑(피서): 더위를 피함, 回避(회피): 상황을 피함.

(shǔ ) 더위. 여름의 무더위를 뜻합니다. ) 暑氣(서기): 더운 기운, 避暑地(피서지): 여름철 휴양지.

(xún ) 찾다.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거나 탐색하는 동작입니다.

2: 縈回響林錦川音 굽이돌며 숲을 울리는 금천의 소리

(yíng ) 감돌다, 얽히다. 마음이나 사물이 얽히고 맴도는 것을 표현합니다. ) 縈繞(영요): 감돌고 얽힘, 情縈夢繞(정영몽요): 사랑이 얽히고 꿈이 감도는 모습.

(huí 후이) 돌다. 방향을 되돌리거나, 순환하는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 回轉(회전): 회전하다, 回復(회복): 되돌아감.

(xiǎng ) 울리다, 소리. 울림이나 메아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 音響(음향): 소리의 울림, 反響(반향): 되돌아오는 울림.

(lín ) . 나무가 많이 모여 있는 숲. ) 森林(삼림): , 林道(임도): 숲길. (jǐn ) 비단.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을 뜻하며, 종종 지명에 사용됩니다. ) 錦繡江山(금수강산): 비단처럼 아름다운 산하.

(yīn ) 소리. 음악, 말소리, 울림 등 모든 음성을 뜻합니다. ) 音樂(음악), 音信(음신): 소식, 편지.

3: 沙灘弄月鷹巖異 모래 여울 달을 희롱하고 매바위 기이하고

(shā ) 모래. 모래사장이나 하천 변의 모래를 뜻합니다. ) 沙灘(사탄): 모래 여울, 風沙(풍사): 바람과 모래.

(tān ) 여울. 얕고 넓게 펼쳐진 물가, 보통 강이나 계곡에 많이 쓰입니다. ) 急灘(급탄): 급류가 흐르는 여울, 沙灘(사탄): 모래 여울.

(nòng ) 희롱하다, 만지다, 다루다. 여기서는 달을 쓰다듬다는 듯한 표현. ) 玩弄(완농): 가지고 놀다, 弄月(농월): 달을 희롱하다.

(yuè 위에) . ) 月光(월광): 달빛, 明月(명월): 밝은 달.

(yīng ) . 예리한 시선과 날카로움을 상징합니다. ) 鷹眼(응안): 매의 눈, 海鷹(해응): 바다의 매.

(yán ) 바위. 거대한 바위, 절벽 등을 뜻합니다. ) 岩石(암석), 懸巖(현암): 매달린 듯한 바위.

() 다르다, 기이하다. ) 異常(이상): 보통과 다름, 奇異(기이): 이상하고 신기함.

보충: 여기서 弄月(농월)’은 농월정(弄月亭)의 작명 유래로, 물속에 잠긴 달빛을 정인이 손으로 쓰다듬듯 여울이 흐르는 풍정(風情)을 표현한 것입니다.

4: 浪花噴雪龍湫深 물보라는 눈을 분출하고 용추폭포 깊네.

(làng ) 물결, 파도. ) 波浪(파랑): 파도, 浪漫(낭만): 파도처럼 부드럽고 감성적인.

(huā 후아) . 여기선 물결이 부서지며 생기는 물보라(浪花)를 뜻함.

) 花火(화화): 불꽃, 金花(금화): 금빛 꽃.

(pēn ) 뿜다. 물이나 불, 연기 등을 내뿜는 모습.

(xuě 쉬에) . 하늘에서 내리는 눈 또는 흩날리는 흰 물결.

) 白雪(백설), 雪花(설화): 눈꽃.

(qiū ) , 깊은 물웅덩이. 용추(龍湫)는 용이 사는 깊은 소를 뜻합니다.

(shēn ) 깊다. ) 深山(심산): 깊은 산, 深海(심해): 깊은 바다.

보충: ‘噴雪은 분설담(噴雪潭)이라는 실제 지명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폭포가 바위틈에서 솟구쳐 부딪히며 하얗게 흩날리는 모습이 마치 눈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눈을 분출하다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은자가 세속을 떠나 자연을 통해 감각을 씻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八潭作鏡抱天影 여덟 연못 거울 만들어 하늘 그림자를 품었고

() 여덟. ) 八方(팔방): 사방, 八極(팔극): 모든 방향.

(tán ) 깊은 못, 연못. ) 龍潭(용담): 용이 사는 깊은 못.

(zuò 쭈어) 만들다. ) 創作(창작), 作詩(작시): 시를 짓다.

(jìng ) 거울. ) 眼鏡(안경), 銅鏡(동경): 동제 거울.

(bào 빠오) 안다, 품다. ) 懷抱(회포), 抱負(포부): 가슴에 품은 뜻.

(tiān 티엔) 하늘. ) 天空(천공): 하늘, 天命(천명): 하늘의 뜻.

(yǐng ) 그림자, 반영. ) 倒影(도영): 거꾸로 비친 그림자, 影像(영상): 영상, 이미지.

6: 四亭垂松傳士心 네 정자 소나무 드리워 선비 마음을 전하네.

() . ) 四季(사계): 사계절, 四方(사방): 네 방향.

(tíng ) 정자. 휴식이나 풍류를 즐기기 위해 세운 작은 건물.

) 水亭(수정), 亭子(정자).

(chuí 추이) 드리우다. ) 垂柳(수류): 늘어진 버들, 垂簾(수렴): 휘장을 드리움.

(sōng ) 소나무. 절개와 장수를 상징하는 나무. ) 松樹(송수), 歲寒三友(세한삼우): 소나무·대나무·매화.

(chuán 촤안) 전하다. ) 傳達(전달), 口傳(구전).

(shì ) 선비, 학자. ) 志士(지사), 士人(사인): 학문 있는 사람.

(xīn ) 마음. ) 中心(중심), 熱心(열심).

7: 掛冠君子居然谷 갓을 건 군자의 평안한 골짜기

(guà ) 걸다. ) 掛號(괘호): 접수하다, 掛念(괘념): 걱정하다.

(guān ) , 모자. ) 脫冠(탈관): 갓을 벗다 = 은퇴하다.

(jūn ) 군자, 임금. ) 君子(군자): 인격 있는 사람, 君命(군명).

() 사람, 아들. 군자(君子)의 구성. 고전에서 인격자·학자에 대한 존칭. () 살다. ) 居住(거주), 閑居(한거): 조용히 은거함.

(rán ) 그러하다. ) 當然(당연), 自然(자연).

() 골짜기. ) 山谷(산곡), 空谷(공곡): 고요한 계곡.

8: 詠歸眞意何不吟 영귀의 참된 뜻을 어찌 읊지 않으리오.

(yǒng ) 읊다. ) 詠嘆(영탄): 노래하듯 감탄함, 詠詩(영시): 시를 읊음. (guī 꾸이) 돌아가다. ) 歸鄕(귀향), 歸依(귀의): 돌아가 의지함.

(zhēn ) 참되다. ) 眞心(진심), 眞理(진리).

() . ) 意味(의미), 志意(지의): 마음의 방향.

() 어찌, 무엇. ) 如何(여하): 어떻게, 何故(하고): 어찌하여.

() 아니다, 않다. ) 不能(불능), 不可(불가).

(yín ) 읊다, 시를 읊다. ) 吟誦(음송): 시를 읊고 노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