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79. 初露 초로 첫 이슬/ChatGPT 해설

대한신운 2025. 5. 15. 06:25

79. 初露 초로 첫 이슬 (): () () () ()

立秋淸晨出田園 입추의 이른 아침 전원을 나서니

입추청신출전원

滋潤感觸卽初 촉촉한 감촉 바로 첫 이슬이네.

자윤감촉즉초

猛烈葛藤纏脚躇 맹렬한 칡덩굴 발 감기를 주저하고

맹렬갈등전각저

挺直竹枝低頭 꼿꼿하던 댓가지 고개 숙여 맞이하네.

정직죽지저두

肅殺及時從今正 숙살 기운 때 맞추어 이제부터 숙정이니

숙살급시종금정

溫和治物此後 온화하게 무리 다스린 차후는 포복하리!

온화치물차후

到底抵抗傲慢群 끝까지 저항하는 오만한 무리는

도저저항오만군

嚴霜一次卽是 된서리 한 번에 바로 시들 것을!

엄상일차즉시

* 15. (): , , , , , , , , , , , , , , , , , , ,

* 2024년 입추

ChatGPT 해설

初露 첫 이슬: 가을이 문을 여는 날, 입추(立秋)

입추(立秋)는 음력 7월 초입, 양력으로는 87~9일경에 해당하는 가을의 첫 절기입니다. 이름 그대로 가을이 섰다는 뜻으로, 아직은 한낮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자연은 서서히 숙살(肅殺)의 기운을 머금습니다. 대지의 열기가 조금씩 식고, 들녘에는 첫 이슬(初露)이 맺히기 시작하며, 이슬을 밟은 발등으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이 무렵 논밭을 살피며 곡식의 이삭을 점검하고, 이슬을 길운으로 여겨 입추 날 맺힌 이슬은 만병을 막는다는 믿음도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 시인은 입추의 이른 아침, 전원의 한 장면을 그리며 사유의 문을 엽니다.

立秋(입추)는 가을의 시작이요, 淸晨(청신)은 그 맑고도 서늘한 아침입니다. 발등을 적시는 滋潤(자윤)은 가을의 첫 숨결. 初露(초로)는 가을의 문턱에서 자연이 먼저 내민 인사의 흔적입니다.

여름의 기세를 그대로 품은 猛烈(맹렬)葛藤(갈등, 칡덩굴)도 숙살의 이슬 기운에 발목 감기를 주저하고 挺直(정직)하던 竹枝(죽지)도 때를 알고 低頭(저두)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을 앞에서 겸허해지는 자세로 ()는 조용히 맞아줍니다.

肅殺(숙살)은 가을의 본색, 엄숙하고 냉철한 생명의 선별입니다. 溫和(온화)는 이슬 기운입니다. 부드럽게 내렸는데도 이미 만물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온화 治物(치물)입니다. 곧 세상을 다스리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여전히 때가 이르러도 고개 숙이지 않는 오만한 무리가 있지요. 한꺼번에 정리는 어렵지만 상강(霜降) 즉 서리 내리는 날이 되면 질서가 바로잡힐 것입니다. 가을의 마지막 심판, 嚴霜(엄상) 은 단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 시듦은 돌이킬 수 없으며, 그것은 마땅한 귀결이라는 통찰입니다.

이 시는 입추의 첫 이슬을 주제로 하여, 자연의 변화와 함께하는 시인의 감각, 그 안에서 인간의 겸손함과 교만함을 동시에 돌아보게 합니다.

대한신운이 가진 장점은 이러한 정조와 철학을 고전 율시의 형식 안에 담아내되, 불필요한 성조의 제약 없이 자연스럽게 구성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시를 익히며 동시에 한자와 삶의 이치를 함께 배우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