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운

322-4. 一七令‧바람 탑처럼 쌓는 시/ChatGPT와 대화로 다듬다

대한신운 2025. 11. 5. 06:42

 

322-4. 一七令바람 양신(楊慎)

            風 바람

          偃草 풀을 눕히고

          飄 쑥을 날리네.

        過竹院 대숲 후원을 지나고

        拂蘭 난초 떨기를 스치네.

      柳堤搖綠 버들 제방에서는 초록을 흔들고

      花徑飛 꽃길에서는 붉음을 날리네.

    青缸殘燄滅 푸른 등잔의 불꽃을 끄는

    碧幌嫩涼푸른 휘장으로 부드럽고도 서늘한 바람 통하네.

  漆園篇中竽籟 왕유의 칠원시는 피리와 퉁소의 울림 있고

  蘭臺賦里雌 송옥의 난대부에는 암수의 바람으로 나타냈다네.

無影迥隨仙客御 그림자 없어도 아득히 신선이 된 객을 따라 받들고

有情還與故人 정 있어 되돌아와 오랜 친구처럼 함께 한다네.

바람

偃草 풀을 눕히고

언초

飄蓬 쑥을 날리네.

표봉

過竹院 대숲 후원을 지나고

과죽원

拂蘭叢 난초 떨기를 스치네.

불난총

柳堤搖綠 버들 제방에서는 초록을 흔들고

류제요록

花徑飛紅 꽃길에서는 붉음을 날리네.

화경비홍

青缸殘燄滅 푸른 등잔의 불꽃을 끄는

청항잔염멸

碧幌嫩涼通 푸른 휘장으로 부드럽고도 서늘한 바람 통하네.

벽황눈량통

漆園篇中竽籟 왕유의 칠원시에는 피리와 퉁소의 울림 있고

칠원편중우뢰

蘭臺賦里雌雄 송옥의 난대부에는 암수의 바람으로 나타냈다네.

난대부리자웅

無影迥隨仙客御 그림자 없어도 아득히 신선이 된 객을 따르며 받들고

무영경수선객어

有情還與故人同 정 있어 되돌아와 오랜 친구처럼 함께 한다네.

유정환여고인동

* 양신(楊慎 14881559): 명대 문신·학자.

* 青缸殘燄滅 碧幌嫩涼通: 이 압운이어서 두 구는 도치되었다. 푸른 휘장사이로 부드럽고도 서늘한 바람 통하며 푸른 등잔의 불꽃을 끄네가 올바른 순서이다. 青缸殘燄滅殘滅青缸燄이 올바른 순서이지만 평측 안배의 제약으로 도치되었다.

 

漆園 칠원의 관리 왕유(王維)

古人非傲吏 옛 시인 곽박은 유선시에서 장자를 오만한 관리라고 비난했지만

고인비오리

自闕經世務 장자 자신은 경세의 책무에 부족하다고 여긴 것일 뿐!

자궐경세무

偶寄一微官 나 역시 우연히도 이 한 몸 미미한 관직에 기대었을 뿐!

우기일미관

婆娑數株樹 몇 그루 나무 사이를 돌며 자적한다네.

파사수주수

* 칠원(漆園): 중국 고대에 관영 옻나무 재배지이다. 칠원리(漆園吏), 칠원색부(漆園啬夫) 등의 관직을 두어 생산을 관리했다. 장자(莊子)가 송국(宋國)의 칠원리로 벼슬한 적이 있어서 이후 장자의 별칭으로 쓰인다.

* 이 시는 왕유(王維) 망천집(輞川集)가운데 한 편이다. 왕유(王維 701761)는 당 현종·숙종 때 활동한 시인이자 화가로, 관직에 있으면서도 망천(輞川)에서 은일의 삶을 즐기며 시중유화(詩中有畫화중유시(畫中有詩)’로 일컬어진 당대 최고의 산수 전원시인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의 초점은 칠원(漆園)의 경물 묘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칠원과 관련한 고사를 통하여 시인의 생활 태도를 밝히는 데 있다. 곽박(郭璞)유선시(游仙詩)칠원에는 오만한 관리(傲吏)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실제로는 이 또한 장자에 대한 칭찬이다. 사람들이 傲吏를 자의대로만 보아 오만한 관리로 오해했지만, 실제로 오만한 관리는 세속의 명리를 가벼이 여긴 관리(傲吏)이다. 왕유는 곽박(郭璞)유선시(游仙詩)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오해를 바로잡은 것이며 자신을 장자에 비유하여 겸손을 나타내었다. 장자가 벼슬을 구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국가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제할 재능이 부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하나의 칭송이지만, 다만 각도를 바꾼 것일 뿐이다. 시인은 옛사람을 빌어 자신의 은거를 밝힌 것이며, 결코 세상을 업신여긴 뜻은 없다. 다만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본 듯한 맛이 있다. 시인은 망천에서 반은 관직에 있고 반은 숨어 사는 생활을 하였다. 그는 세속을 멀리하고 소란을 끊으며, 담박하고 한가한 은거의 생활 취미를 추구하였다. 이 시는 고사를 적절히 쓰고 함의가 은근하며 풍격이 독특하여, 시인의 사상 감정과 환경 경험이 하나로 융합되었기에, 고인을 읊은 것인지 자기 자신을 쓴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깊은 철리가 숨어 있어 곱씹을수록 맛이 있다.

 

* 난대부(蘭臺賦): 송옥(宋玉)풍부(風賦)를 말한다. 蘭臺는 초나라 궁전의 누각이다. 바람을 비유하여 올바른 정치 논한 작품이다.

楚襄王遊於蘭臺之宮 초 양왕이 난대 궁을 거닐고 있었다.

초양왕유어란대지궁

宋玉景差侍 송옥과 경차가 곁에서 모시고 있었다.

송옥경차시

有風颯然而至 바람이 싸아 하고 불어왔다.

유풍삽연이지

王乃披襟而當之 왕이 옷깃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왕내피금이당지

曰快哉此風 참 상쾌한 바람이로다!”

왈쾌재차풍

寡人所與庶人共者邪 과인이 백성과 함께 누리는 바람인가?”

과인소여서인공자야

宋玉對曰此獨大王之風耳 송옥이 아뢰었다. “이 바람은 오직 대왕의 바람입니다

송옥대왈차독대왕지풍이

庶人安得而共之 백성이 어찌 감히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서인안득이공지

王曰夫風者天地之氣 왕이 말했다. “바람은 천지의 기운으로

왕왈부풍자천지지기

溥暢而至 두루 흘러오는데

포창이지

不擇貴賤高下而加焉 귀천과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는데

불택귀천고하이가언

今子獨以為寡人之風 그대만이 이 바람을 과인의 바람이라 여긴다 하니

금자독이위과인지풍

豈有說乎 어찌 된 까닭인가?

기유설호

宋玉對曰臣聞於師 송옥이 아뢰었다. 제가 스승에게 들었습니다.

송옥대왈신문어사

枳句來巢空穴來風 가시나무 둥지엔 새가 오고 빈 굴에는 바람이 드는 것은

지구래소공혈래풍

其所托者然 기대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소탁자연

則風氣殊焉 그러니 바람의 기운도 달라집니다.

즉풍기수언

王曰夫風始安生哉 왕이 말했다. 바람은 처음 어디서 생기는가?

왕왈부풍시안생재

夫風生於地起於青蘋之末 바람은 땅에서 생기고 잔풀 끝에서 일어나

부풍생어지기어청빈지말

侵淫溪谷 계곡을 적시며 흐르고

침음계곡

盛怒於土囊之口 골짜기 어귀에서 거세어집니다.

성오어토낭지구

緣泰山之阿舞於松柏之下 태산 기슭을 타고 소나무 아래서 춤추며

연태산지아무어송백지하

飄忽淜滂激颺熛怒 흐르고 솟구치고 소용돌이칩니다.

표홀붕방격양표오

耾耾雷聲回穴錯迕 천둥같이 울며 굴을 돌고

홍홍뢰성회혈착우

蹶石伐木梢殺林莽 바위와 나무를 부러뜨립니다.

궐석벌목소살림망

至其將衰也 그러다가 기운이 쇠하면

지기장쇠야

被麗披離衝孔動楗 흩어지고 틈을 치고 문빗장을 흔들며

피리피리충공동건

眩焕粲爛離散轉移 번쩍이며 흩어지고 옮겨갑니다.

현환찬란리산전이

故其清涼雄風則飄舉升降 청량한 큰 바람은 떠올랐다 가라앉으며

고기청량웅풍칙표거승강

乘凌高城入於深宮 높은 성을 넘어 깊은 궁으로 들어와

승릉고성입어심궁

邸華葉而振氣 나뭇잎을 떨게 하고

저화엽이진기

徘徊於桂椒之間 계수 사이를 배회하며

배회어계초지간

翱翔於激水之上 물 위를 날며

고상어격수지상

將擊芙蓉之精 연꽃 기운을 흔들고

장격부용지정

獵蕙草離秦蘅 향초를 스치고 지나며

렵혜초리진형

概新夷被荑楊 새잎 돋은 버들을 흔듭니다.

개신이피이양

回穴衝陵蕭條眾芳 굴과 언덕을 휩쓸어 향초를 흩고

회혈충릉소조중방

然後徜徉中庭北上玉堂 뜰을 지나 옥당으로 오르며

연후상양중정북상옥당

躋於羅帷經於洞房 비단 장막과 내실을 지나

재어라유경어동방

乃得為大王之風也 그제야 대왕의 바람이 됩니다.

내득위대왕지풍야

故其風中人狀直慘淒惏栗 사람을 스치면 곧 서늘해지고

고기풍중인상직참처람률

清涼增欷清清泠泠 더욱 맑아져 숨쉬는 듯하며

청량증희청청령령

愈病析酲發明耳目 병이 낫고 귀와 눈이 밝아집니다

유병석정발명이목

寧體便人此所謂大王之雄風也 몸이 편안해지니 이것이 대왕의 큰 바람입니다

녕체편인차소위대왕지웅풍야

王曰善哉論事 왕이 말했다. 참으로 그대의 논리가 사리에 합당하구나!

왕왈선재론사

夫庶人之風豈可聞乎 그렇다면 백성의 바람도 들을 수 있는가?

부서인지풍기가문호

宋玉對曰夫庶人之風 송옥이 아뢰었다. 백성의 바람은 말입니다.

송옥대왈부서인지풍

塕然起於窮巷之間 궁한 골목에서 거칠게 일어나

융연기어궁항지간

堀堁揚塵勃郁煩冤 흙을 파헤치고 먼지를 몰고 오며

굴고양진발욱번원

衝孔襲門動沙堁吹死灰 틈을 치고 문을 흔들며 재를 날리고

충공습문동사고취사회

駭溷濁揚腐餘邪薄入甕牖 탁함과 썩은 내를 퍼뜨리며 창으로 스며

해훈탁양부여사박입옹유

至於室廬 방 안까지 들어옵니다.

지어실려

故其風中人狀直憞溷郁邑 사람은 답답하고 막혀 괴로워지고

고기풍중인상직둔훈욱읍

殴溫致濕中心慘怛 습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구온치습중심참달

生病造熱中唇為胗得目為蔑

병이 나 열이 오르고 입술이 붓고 눈이 흐려지며

생병조열중순위진득목위멸

啗齰嗽獲死生不卒 기침하고 숨차며 죽을 듯합니다.

담작수획사생불졸

此所謂庶人之雌風也 이것이 백성의 고통을 안기는 암컷 바람입니다.

차소위서인지자풍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