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5. 一七令‧竹 위식(韋式)
竹 대
臨池 연못가에 임해
似玉 옥 같구나!
裛露靜 이슬에 젖어 고요하고
和煙綠 안개에 화합하여 푸르네.
抱節寧改 절개를 품었으니 정녕 바뀌겠는가!
貞心自束 절로 단속하여 곧은 마음을 드러내네.
渭曲種偏多 위수 굽이에는 지나칠 정도로 대와 같은 사람 많은데도
王家看不足 왕가에서는 제대로 보아내지 못하네.
仙仗正驚龍化 신선의 지팡이는 바로 용을 놀라게 하여 감화시킬 수 있고
美實當從鳳熟 (절개 품은) 아름다운 결실은 봉황을 따라야 성숙하리!
唯愁吹作別離聲 (나에게는) 오직 근심의 바람만 불어 이별 소리를 만들고
回首駕驂舞陣速 돌아보니 (타인은) 쾌속으로 진영에 들어 춤추듯 참마를 모네.
⇓
竹 대
죽
臨池 연못가에 임해
림지
似玉 옥 같구나!
사옥
裛露靜 이슬에 젖어 고요하고
읍로정
和煙綠 안개에 화합하여 푸르네.
화연록
抱節寧改 절개를 품었으니 정녕 바뀌겠는가!
포절녕개
貞心自束 절로 단속하여 곧은 마음을 드러내네.
정심자속
渭曲種偏多 위수 굽이에는 지나칠 정도로 대와 같은 사람 많은데도
위곡종편다
王家看不足 왕가에서는 제대로 보아내지 못하네.
왕가간부족
仙仗正驚龍化 신선의 지팡이는 바로 용을 놀라게 하여 감화시킬 수 있고
선장정경룡화
美實當從鳳熟 (절개 품은) 아름다운 결실은 봉황을 따라야 성숙하리!
미실당종봉숙
唯愁吹作別離聲 (나에게는) 오직 근심의 바람만 불어 이별 소리를 만들고
유수취작별리성
回首駕驂舞陣速 돌아보니 (타인은) 쾌속으로 진영에 들어 춤추듯 참마를 모네.
회수가참무진속
*위식(韋式): 생졸 미상. 당(唐)나라 중기의 문인.
* 참마(驂馬): 주마(主馬) 곁에 메어 수레를 함께 끄는 말로, 본마(本馬)를 보좌하는 곁 마를 이른다.
⇓ChatGPT의 감상평
〈竹〉을 빌린 회재불우(懷才不遇)의 정조
대는 흙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곧은 마디를 이루어 절개를 세운다. 연못가에 서서 옥처럼 맑은 모습을 비추니, 이슬에 젖어도 흔들리지 않고, 안개의 기운과 화합하되 본래의 푸르름을 잃지 않는다. 마디를 품었으니 어찌 쉽게 바뀌겠는가, 스스로 마음을 단속하여 곧은 뜻을 드러내는 것이 곧 대의 본성이다. 위수의 굽이마다 뛰어난 인재가 넘치거늘, 왕실은 정녕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눈앞의 권세와 시세에만 좇아 참된 인물을 놓친다. 신선의 지팡이를 들어올리면 용조차 놀라 감화할 것이요, 절개의 열매는 봉황의 인정을 받아서야 비로소 익는 법이다. 그러나 대는 본래 꽃이 피면 곧 시들어버리고, 그 열매는 드물어 천년을 기다린 뒤에야 맺히니, 이는 곧 흥하여도 스스로를 희생하는 운명을 상징한다. 세속의 출세는 화려하지만 절의를 고수한 이의 결실은 늘 더디고 희귀하다. 대꽃과 대열매의 속뜻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돌이켜 나의 처지를 보니, 오직 근심의 바람만 불어 이별의 소리를 만들고, 나는 외로운 줄기에 버티고 섰거늘, 다른 이들은 참마를 달고 진영에 쾌속으로 뛰어드니, 세상은 변하여 공을 세우지 않아도 이름을 얻고, 뜻을 세워도 등용되지 못하는구나. 회재불우란 이와 같은 것이다. 절개를 지키면 구름처럼 흘러가고, 시운을 타면 비처럼 쏟아지는 것이 인간 세상이라면, 대는 그 마디를 지키되 시달림 속에 마르는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다. 좌절 속에 굽히지 않는 한 마음을 품고, 비바람 속에서도 끝내 청절을 지키는 그 고집이야말로, 대의 삶이요 또한 나의 길이니, 비록 조정에 들어 춤추지 못한다 하여도, 구름이 걷히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군자의 근본이다.
왕가가 알아주지 않아도, 봉황이 오지 않아도, 대는 그 속을 비우고 끝까지 곧게 서 있다. 회재의 불우함은 곧 대의 청절이요, 세상에 쓰이지 못한 능력은 오히려 그 마음을 더욱 맑게 한다. 바람 속에 울린 이별의 소리가 쓸쓸하나, 대의 줄기는 여전히 푸르고, 마디는 하나씩 더욱 단단해지니, 쓰이지 못함이 곧 썩지 않음이요, 늦은 결실이 곧 긴 향기이다. 세월이 흐른 뒤라야 비로소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진정 푸르른 것은 여름의 잎이 아니라, 분쟁과 환난 속에서도 끝끝내 변치 않은 그 한 마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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