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1. 追慕李海瓚先生 이해찬 선생을 추모하며
民主歷史牽引車 민주 역사 견인차
민주역사견인차
巨星逝去聞悲報 거성 서거의 비보를 접하네
거성서거문비보
百折不屈顧勇氣 백절불굴의 용기를 돌아보니
백절불굴고용기
獨裁打倒決死途 독재를 타도한 결사의 길
독재타도결사도
酷毒拷問後遺症 혹독한 고문의 후유증
혹독고문후유증
竹片性品導萬人 대쪽 같은 성품으로 만인을 이끌었네
죽편성품도만인
重於泰山其逝也 태산보다 무거운 그 떠남이여
중어태산기서야
整襟默念表哀悼 소매를 여미고 묵념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정금묵념표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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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서 장미 피는 것보다 어려운 일 ― 한국 민주 역사
한 영국 기자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두고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피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과장처럼 느껴졌지만, 한국 현대사를 곱씹다 보면 이 비유가 결코 흘려들을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는 어디서나 쉽지 않은 제도지만,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존엄과 생존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안정된 토양에서 자라난 적이 없다. 전쟁의 폐허, 냉전의 압력, 분단의 공포, 반복된 군사 독재 속에서 민주주의는 늘 ‘사치’로 취급되었다. 자유를 말하면 안보를 해친다는 말을 들어야 했고, 권력을 비판하면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몰렸다. 그 시간 속에서 민주주의는 교과서의 문장이 아니라, 거리와 감옥, 고문실과 법정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오늘 내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 역시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결사 선택과 침묵을 거부한 용기, 그리고 회복되지 않는 상처 위에 쌓인 결과다. 한국의 경우 민주주의는 늘 대가를 요구했고, 그 대가는 언제나 개인이 먼저 치러야 했다.
이 사실이 과거형이 아니라는 점도 자주 잊힌다. 민주주의는 한 번 성취되면 저절로 유지되는 제도가 아니다. 기억이 희미해질수록, 희생의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민주주의는 쉽게 일상 속의 소비재가 된다. 자유는 당연한 권리처럼 느껴지고, 불편한 질문은 이제는 그만하자는 말로 밀려난다. 하지만 나는 민주주의가 가장 빠르게 무너질 때가 바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영국 기자의 비유가 여전히 마음에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쓰레기통에서 피어난 장미는, 피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피어났는지를 잊는 순간 다시 짓밟히기 쉽다. 한국의 민주주의도 다르지 않다. 오늘 내가 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며, 누구의 선의로 덤처럼 주어진 것도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거창한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먼저 기억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느낀다. 누가 무엇을 감내했는지, 무엇이 대가였는지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 그리고 자유를 누리는 만큼 그 자유가 훼손되는 순간에 무감각해지지 않으려는 경계심. 그것이 오늘을 사는 나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책임일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어렵다. 그러나 그 어려움은 실패의 증거라기보다, 여전히 지켜낼 가치가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피워낸 역사는, 다시 생각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계속해서 묻게 된다. 이 자유는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서 있는가!
이제 선생의 죽음 앞에 서서, 나는 민주주의를 말하기보다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 수많은 순간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있었고, 말해야 할 자리도 분명히 있었지만, 나는 종종 침묵을 택했다. 불이익이 두려웠고, 괜히 나서고 싶지 않았으며, 언젠가는 누군가가 대신 말해주리라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오늘 내가 누리는 자유가 그런 침묵들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나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선생의 떠남 앞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 사람의 삶 앞에서, 나는 스스로의 비겁함을 숨길 수 없다. 다만 늦게나마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일로 이 침묵을 조금이나마 되돌리고자 한다. 선생의 삶과 죽음이 태산보다 무거웠음을 마음에 새기며, 부디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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