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書藝夫婦 서예부부/고(高)운: 로(露), 조(鳥), 로(勞), 도(度)
魯山姸潭入木道 노산과 연담 선생 서예의 도
노산연담입목도
落紙雲煙成玉露 낙지의 구름 연기 옥 이슬로 이루었네.
낙지운연성옥로
前生因緣連理枝 전생 인연 연리지
전생인연연리지
現世知音比翼鳥 현세 지음 비익조
현세지음비익조
調和雙筆琴瑟樂 두 붓으로 조화하는 금슬의 즐거움
조화쌍필금슬락
追求百書鴛鴦勞 백서로 추구하는 원앙의 노력
추구백서원앙로
相互激勵成一家 상호의 격려로 일가를 이루니
상호격려성일가
反對人生奉尺度 반대로 산 인생은 척도로 받드네.
반대인생봉척도
* 15. 고(高): 고, 교, 노, 뇨, 로, 료, 도, 모, 묘, 보, 소, 오, 요, 조, 초, 토, 포, 표, 호, 효
⇓ 해설사 ChatGPT
1. 헌정(獻呈) 작품,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헌정(獻呈) 작품은 조심스럽게 구성해야 한다. 상대방을 잘 알아야 구성할 수 있으며, 지나친 과장은 피해야 한다. 상대방의 인품과 활동을 오랜 시간 지켜본 후, 그 실상을 잘 아는 경우에만 감히 헌정할 수 있다. 지나친 미사여구는 오히려 실례가 되며, 표현이 부족하면 마음이 닿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절한 상징과 압운, 품위 있는 어휘의 선택이 중요하며, 가장 마지막 구는 반드시 시인의 자주적인 의지로 맺어야 진정성이 드러난다.
두 분은 국전 초대 작가로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관련 행사를 주관하므로 이러한 모습을 표현했다. 비익조(比翼鳥)에 중점이 있으며 제4구가 제일 먼저 구성되었다. 조(鳥)가 압운이므로 자연히 고(高) 압운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제8구의 도(度)는 더욱 존경의 마음을 담고 싶었는데도 고(高) 계열의 압운에서는 찾기 어려워 미약한 감정으로 맺을 수밖에 없었다. 압운(押韻)의 단점이기도 하다.
3. 시어에 담긴 뜻풀이와 해설
제1구의 魯山(노산)과 연담(姸潭)은 두 분의 아호이며, ‘入木(입목)’은 서예의 경지를 표현하는 입목삼분(入木三分)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 고사는 진나라 왕희지(王羲之)가 나무판에 글씨를 썼는데, 그의 필세가 너무나 강건하고 깊어 먹이 나무에 삼분(三分), 곧 1센티미터 이상이나 스며들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진서(晉書)』 「왕희지전」에 근거한다. 이는 단지 필력의 강함뿐 아니라, 서예가의 정신과 기운이 붓끝을 통해 나무 깊숙이까지 전해졌음을 비유한 표현으로, 서도(書道)의 궁극적 경지를 상징한다.
제2구의 ‘落紙雲煙(낙지운연)’ 역시 서예 성어로, 종이에 떨어지는 먹물의 번짐이 마치 구름과 안개가 이는 듯하여 필력이 구름을 일으킨다는 뜻을 지닌다. ‘玉露(옥로)’는 먹물의 맑고 고귀한 기운을 상징하기 위한 조어이다.
제3·4구는 부부의 인연을 형상화한 부분으로, 전생의 인연인 ‘연리지(連理枝)’와 현세의 반려자인 ‘비익조(比翼鳥)’를 병치하여 전생과 현생의 시간성을 통합했다. ‘연리지(連理枝)’는 본래 한 뿌리에서 자란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엉켜 하나로 자라는 상태를 뜻한다. 단순히 가지가 맞닿은 것이 아니라 근본이 하나라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진실하고도 운명적인 부부애의 상징으로 삼았다. 특히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 마지막 구절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노라!
재지원위연리지
天長地久有時盡 하늘이 만물을 생장시키고 땅이 구존시킨들 끝 있으나
천장지구유시진
此恨綿綿無絕期 이 한(恨)은 끝없이 이어져 끊어질 기약이 없도다.
차한면면무절기
이처럼 연리지는 생과 사를 초월하여 끝까지 함께하고자 하는 부부의 간절한 염원을 나타내며, 이 시의 정조를 상징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이미지 중 하나이다. ‘비익조’는 중국 전설에서 눈은 하나, 날개는 하나인 암수 한 쌍의 새로, 서로 없이는 날 수 없는 깊은 부부애를 상징한다.
제5구의 ‘雙筆(쌍필)’은 두 분의 서예가로서의 동행을 의미하고, ‘琴瑟樂(금슬락)’은 고대 혼례에서 쓰이던 악기인 금(琴)과 슬(瑟)이 조화롭게 울린다는 뜻으로 부부의 조화를 상징한다.
제6구의 ‘百書’는 다양한 서체를 탐구하는 자세를 의미하며, ‘鴛鴦勞(원앙로)’는 원앙새의 짝짓기처럼 한평생 동반자로서 노력해 온 과정을 나타낸다. 특히 ‘勞(로)’는 육체적 수고를 넘어서 예술적 정진의 땀과 인내를 의미한다.
제7구에서는 상호 격려를 통해 하나의 예술 가문이 완성되었음을 말하며, 제8구는 처음의 ‘世人欽慕爲尺度(세인이 흠모하며 척도로 삼는다)’에서 바꾸어, 반대의 길을 걸어온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두 분의 결혼생활을 척도로 받들겠다는 표현으로 맺었다. 시의 마지막은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주관적 존경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우리율시의 장점
이약한 표현이지만 기존의 평측 규칙에 얽매였다면 결코 구성할 수 없는 표현이다. 그러나 대한신운은 우리말에 무의미한 평측의 제약을 제거하고, 의미와 감정 중심의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성어와 수사, 감정을 아우르되, 무리하거나 과장하지 않는 절제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고, 상대에 대한 예우를 우선하여 표현하였다. 한시(漢詩) 아닌 한시(韓詩)를 쓰자고 주장하는 까닭은 누차(屢次) 밝혔듯이 우리말의 바탕에 깔린 한자어의 발굴이다. 이 시가 두 분께 와닿기를 바라며, ChatGPT와 대화하며 어휘를 조탁(彫琢)함으로써 마음속에만 맴돌던 내용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다. 평소의 많은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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