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 協同組合日 협동조합일/대한신운·강(姜)운
三人成虎亂世間 (삼인성호난세간)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들면 세상을 어지럽히지만
三人負木架橋梁 (삼인부목가교량)
세 사람이 재목을 메면 다리를 가설한다네.
獨株巨木難成林 (독주거목난성림)
한 그루 거목으로는 숲 이루기 어렵고
單縷生絲不爲裳 (단루생사불위상)
한 올의 생사만으로는 치마 될 수 없네.
相扶相助謀公利 (상부상조모공리)
상부상조로 공리를 도모하고
共榮共富享安康 (공영공부향안강)
공영공부로 평안을 누리네.
但或見結黨營私 (단혹견결당영사)
다만 간혹 집단이기주의를 보나니!
堅持初心大道昌 (견지초심대도창)
초심을 굳게 지키면 대도는 창성하리!
* 강(姜)운: 강, 광, 낭, 당, 랑, 량, 망, 방, 상, 쌍, 앙, 양, 왕, 장, 창, 탕, 팡, 항, 향, 황
* 협동조합의 날은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의 날 취지와 상당 부분 맥을 같이 한다. 출발점은 상생공영(相生共榮)의 정신이지만, 간혹 설립 취지를 벗어나 집단이기주의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도 접하게 된다. 이에 협동조합이 초심을 잃지 않고 상부상조와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구성해 보았다.
⇓ChatGPT 감상평: 협동조합의 날과 상생공영의 정신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이날을 협동조합의 날로 지정하고 있으며, 같은 주간을 협동조합 주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7월 첫째 주 토요일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오래전부터 기념해 온 국제 협동조합의 날이며, 1995년 국제연합(UN)이 이를 공식으로 인정하면서 세계 각국이 함께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협동조합의 날이 제정된 이유는 단순히 하나의 경제조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양극화, 지역 간 격차,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 공동체 의식의 약화와 같은 여러 사회문제가 함께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서로 협력하여 극복하고, 공동의 이익을 함께 나누는 새로운 경제공동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오랫동안 농협, 수협, 신협 등 개별 법률에 따라 설립되는 협동조합만 존재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서 자율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해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시행되면서 누구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협동조합의 사회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자조(自助), 자립(自立), 상부상조(相扶相助), 민주 운영,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협동조합의 날이 제정되었다.
협동조합은 사회기업과도 여러 측면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두 제도 모두 사회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사회기업이 취약계층의 고용과 사회서비스 제공 등 공익 실현을 좀 더 직접 목적으로 하는 데 비해,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출자하고 민주로 운영하면서 공동의 경제 이익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중심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수련(首聯)에서는 같은 사람이 모여도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대비하여 보여 준다. 첫 구의 삼인성호(三人成虎)는 《한비자(韓非子)》에 실린 고사로, 세 사람이 같은 거짓말을 하면 결국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로 믿게 된다는 뜻이다. 거짓도 여럿이 말하면 진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반면 세 사람이 함께 재목을 메어 다리를 놓는다는 표현은 협력을 통해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같은 ‘셋’이지만, 거짓을 모으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힘을 모으면 사람을 살리는 다리를 놓게 된다는 대조가 작품의 출발점이다.
함련(頷聯)에서는 자연의 이치를 통해 협동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아무리 큰 거목이라도 한 그루만으로는 숲을 이룰 수 없고, 아무리 좋은 생사라도 한 올만으로는 치마를 만들 수 없다. 이는 뛰어난 개인도 공동체를 대신할 수 없으며, 작은 힘들이 모여야 비로소 큰 결실을 이룰 수 있음을 상징으로 보여 준다.
경련(頸聯)에서는 협동조합이 존재하는 이유를 직접 제시했다. 상부상조로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고, 함께 번영하며 함께 풍요를 누리는 것이야말로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근본 가치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의 이익을 우선하고, 경쟁보다 협력을 앞세우는 정신이 바로 협동조합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련(尾聯)에서는 현실에 대한 경계도 함께 담았다. 협동이라는 이름 아래 간혹 결당영사(結黨營私), 곧 집단이기주의가 나타나는 사례를 접하기도 한다. 협동조합이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설립 목적을 잊게 된다면 공동체를 위한 조직이라는 본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지막 구를 堅持初心大道昌으로 맺었다. 초심을 굳게 지킬 때 비로소 협동조합의 정신은 살아나고, 상생공영의 대도(大道)는 더욱 창성할 것이다.
협동조합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협동과 신뢰, 상생과 공영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다. 협동조합은 서로를 위한 조직일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앞으로도 모든 협동조합이 설립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공동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더욱 건강하고 튼튼한 공동체를 이루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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